KDI “반도체·내수 회복에 올해 GDP 2.5% 성장”…고유가 변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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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한국 경제가 반도체 호황과 내수 회복에 힘입어 2%대 중반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중동 전쟁 장기화와 국제유가 급등이 최대 하방 위험 요인으로 지목됐다. 고유가 충격이 장기화될 경우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이 2027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KDI는 13일 발표한 '2026년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5%, 내년은 1.7%로 각각 전망했다. 지난해 1.0% 성장에서 반등하는 흐름이다.

KDI는 올해 성장 흐름을 사실상 '반도체+내수' 조합으로 해석했다. 총수출은 올해 4.6%, 내년 2.2%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상품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올해 4.5%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가격 급등과 AI 투자 확대가 메모리 수요를 끌어올리며 수출을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KDI는 글로벌 AI 기업의 자본지출 확대 흐름과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가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도 이례적으로 커질 전망이다. KDI는 올해 경상수지가 2390억달러, 내년은 2137억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상품수지만 올해 2507억달러 흑자가 예상됐다. 반도체 수출액 급증 영향이다.

내수도 회복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민간소비는 소득 개선과 정부 지원 정책 영향으로 올해 2.2%, 내년 1.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설비투자 역시 반도체 중심 투자 확대에 힘입어 올해 3.3% 증가가 예상됐다. 반면 건설투자는 중동 전쟁에 따른 공사비 상승 영향으로 올해 0.1%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물가는 다시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KDI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7%로 전망했다. 국제유가 상승과 경기 회복이 동시에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근원물가도 올해 2.5%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KDI는 이번 전망에서 중동 전쟁과 에너지 운송 불확실성을 핵심 리스크로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국제유가 급등은 단순 수급 문제가 아니라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원유 운송 차질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KDI는 에너지 운송 불확실성이 일반적인 유가 상승보다 물가에 더 큰 충격을 준다고 분석했다. 국제유가가 10%포인트 상승할 경우 운송 불확실성에 따른 국내 석유류 가격 상승률은 2.69%포인트로, 일반 유가 상승 영향(2.00%포인트)보다 약 30% 높았다. 소비자물가 상승폭 역시 일반 유가 상승보다 약 두 배 큰 것으로 나타났다.

고유가 장기화 가능성도 경고했다. KDI는 국제유가가 연말까지 배럴당 105달러 수준을 유지하는 시나리오에서는 국제유가 충격이 올해 소비자물가를 최대 1.6%포인트 끌어올리고, 내년에도 1.8%포인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근원물가 역시 2027년까지 상방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고용은 완만한 회복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KDI는 인구구조 변화에도 취업자 수가 올해와 내년 각각 17만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업률은 2.8% 수준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책 방향과 관련해서는 통화정책의 유연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동시에 재정정책과 관련해서는 잠재성장률 제고와 취약계층 지원 중심의 재정 운영을 주문했다.

특히 기초연금과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필요성을 직접 언급했다. 국가재정운용계획상 두 항목이 내년 1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초연금은 취약 노령층 중심으로 재설계하고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학령인구와 연동하도록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KDI는 “중동 전쟁 장기화와 국제유가 급등으로 기대인플레이션이 불안정해질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며 “통화정책은 대내외 불확실성을 감안해 기대인플레이션이 불안정해지지 않도록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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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지혜 기자 j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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