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 사후조정 첫날 '빈손'…성과급 평행선에 내일 회의, 총파업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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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이 11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 제1조정회의실에서 열리는 사후조정회의에 참석하며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을 앞두고 정부 중재 아래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았지만 성과급 제도화를 둘러싼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오는 12일 열리는 2차 사후조정회의가 총파업 여부를 가를 최종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중앙노동위원회는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삼성전자 2026년 임금협약 체결을 위한 1차 사후조정회의를 개최했지만 별도 합의 없이 오후 9시30분께 회의를 종료했다. 중노위는 회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은 채 12일 2차 회의 개최 사실만 공지했다.

노사는 이날 11시간 넘게 마라톤 협상을 벌였지만 핵심 쟁점인 성과급 상한 폐지와 제도화 문제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는 영업이익 15% 수준의 성과급 지급과 상한 폐지, 지급 기준 명문화를 요구하고 있다. 최승호 위원장은 회의 전 “회사가 제도화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으면 조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사측은 특별 포상 등을 통한 보상 확대에는 열려 있으면서도 성과급 상한 폐지의 제도화는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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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기돈 중앙노동위원회 준상근조정위원이 11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 제1조정회의실에서 열린 삼성전자 사후조정회의 도중 잠시 나왔다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사후조정은 정부와 산업계 관심 속에서 진행됐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전 세계가 한국 반도체를 확보하려는 중요한 시기에 노사 불협화음으로 기회를 놓쳐선 안 된다”고 말했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도 이날 “삼성전자 파업이 한국 산업 경쟁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주요 고객사인 글로벌 빅테크들도 생산 안정성과 공급 차질 가능성을 문의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안팎에서는 12일 회의에서 중노위 절충안이 제시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총파업 전 사실상 마지막 협상이라는 점에서 노사가 성과급 재원과 지급 기준을 놓고 최종 담판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성과급 상한 폐지를 둘러싼 노사 간 간극이 큰 만큼 합의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이번 사후조정까지 결렬될 경우 삼성전자 창사 두 번째 파업 가능성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진다. 초기업노조 조합원은 약 7만3000명 규모로, 실제 파업 참여 인원이 3만~4만명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노조는 오는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총 18일간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파업 장기화 시 생산 차질과 실적 타격 규모가 2024년 전삼노 파업 당시를 넘어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JP 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이번 파업으로 삼성전자 연간 영업이익 감소 폭이 40조원을 넘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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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이 11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 제1조정회의실에서 열린 사후조정회의를 하던 중 잠시 나왔다가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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