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류 자동화는 단순한 인건비 절감 수단이 아닙니다. 물류창고마다 오전과 오후, 요일별 물동량 편차가 큰 만큼 로봇 자동화는 변동성에 맞춰 운영 효율을 높이는 해법이 될 수 있습니다.”
오지석 엑소텍 한국지사장은 기계 설계자로 커리어를 시작해 계측 장비, 비전 기술, 로보틱스 분야에서 엔지니어링 경험을 쌓았다. 1100개 이상 현장을 관리한 현장 전문가로, 현재 엑소텍 한국지사장과 라 프렌치 테크 이사회 멤버를 맡고 있다.
그는 물류 현장의 비효율로 작업자의 긴 이동 동선을 꼽았다. 오 지사장은 “오퍼레이터가 직접 물건을 가지러 다니는 구조에서는 8시간 동안 10㎞ 가까이 이동하는 경우도 있다”며 “로봇이 이를 대신하면 현장 작업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생산성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은 단순한 인력난보다도 공간과 투자 여건의 제약이 큰 시장이라는 게 그의 진단이다. 미국과 유럽이 도시 외곽의 대형 창고를 중심으로 자동화를 구축해온 것과 달리, 한국은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창고가 많아 대규모 일괄 투자가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오 지사장은 “작은 사이즈 창고가 많다 보니 자동화 자체를 어렵게 느끼는 고객이 많다”면서도 “빠른 배송 수요가 커지면서 주문 준비 과정에서 더 높은 성능과 효율을 요구받는 시점에 왔다”고 말했다.
오 지사장은 한국 물류센터의 높은 층고 역시 고밀도 자동화에 유리한 요소로 평가했다. 그는 “일본 창고가 통상 5.5~6m 수준이라면 한국은 기본적으로 9~10m로 짓는 경우가 많다”며 “한국은 좁은 부지 여건 속에서도 수직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잠재력이 큰 시장”이라고 말했다.
엑소텍은 이런 한국 시장 특성에 대응할 수 있는 해법으로 고밀도·유연 확장형 자동화를 제시했다. 주력 솔루션 '스카이팟'은 수직 랙을 활용한 3차원 기동 방식이 특징이다. 시간당 스테이션당 600빈 처리가 가능하고 최대 14m 높이까지 활용할 수 있다.
확장성도 핵심 경쟁력으로 제시했다. 그는 “작은 규모로 먼저 시작한 뒤 운영을 멈추지 않고 점진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며 “로봇 1대를 추가하는 데는 1~2시간, 스테이션 추가에는 2~3일, 6000개 셀 증설에는 워킹데이 기준 5일 정도가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오 지사장은 한국 물류자동화 시장이 아직 초기 신뢰 형성 단계라고도 진단했다. 그는 “컨베이어, 소터, 미니로더 같은 전통 자동화는 20~30년 전부터 있었지만 로봇 기반의 고성능 물류 자동화는 본격화한 지 10년이 채 되지 않았다”며 “시장에 정보도 부족하고 고객들이 자동화 투자에 대한 자신감도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엑소텍은 현재 한국에서 무신사, 산하물산, 병원 수술 기자재 관련 프로젝트 등 3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향후 의류와 식음료, 병원, 소매·이커머스는 물론 자동차·조선 등 제조업으로도 적용 범위를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오 지사장은 “단기간에는 한국 물류 시장에서 엑소텍의 선진 기술을 확산시켜 현장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것이 목표”라며 “향후 5년 안에 일본 법인 수준으로 조직과 채용 규모를 키우고, 한국에서도 물류자동화 성공 사례를 확실히 증명하겠다”고 말했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