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 계룡의 한 고등학생이 교사에게 흉기를 휘두른 사건 이후, 교권 침해에 대한 강력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교육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교원단체들은 이번 사건을 단순한 우발적 사고가 아닌 구조적 문제로 규정하며, 학교 안전 시스템 전면 개편을 촉구하고 나섰다.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은 16일 세종시 교육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사를 위험에 방치해 온 제도의 결과가 이번 사건으로 드러났다”며 “교육부와 교육청은 학교 안전 체계를 근본적으로 재정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교사노조는 특수폭행이나 성범죄와 같은 중대한 범죄 행위는 교육적 사안과 분리해 엄정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장의 체감 위협 수준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노조는 기자회견에서 전국 유·초·중·고 교사 73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응답자의 80%가 학생으로부터 폭언·욕설 등 언어적 위협을 경험한 것으로 집계됐다. 물리적 위협을 겪었다는 응답은 67%였으며, 실제 폭행을 당한 경험이 있다는 교사도 32%에 달했다. 신변 위협을 '자주' 또는 '가끔' 경험했다는 응답도 41%로 나타났다.
교사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 역시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응답자의 99%는 교사 보호 제도가 부족하다고 답했다. 관리자 지원이나 즉각 분리 조치, 안전 인력 확보 등 학교 대응 체계의 실효성에 대해서도 92%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사실상 대부분의 교사가 현행 제도가 현장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인식하는 셈이다.

교사들은 중대 교권 침해에 대한 처벌 강화와 즉각적인 대응 권한 확대를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우선 대책으로는 '교내 폭행 등 중대범죄 처벌 강화'가 26%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즉각 분리 조치 권한 강화'(22%), '교권 침해 학생에 대한 교권보호위원회 조치 강화'(18%), '피해 교사 회복 지원'(14%) 등이 뒤를 이었다. 학교 안전 인력 확충과 비상벨 등 안전시설 확대 필요성도 꾸준히 제기됐다.
송수연 교사노조 위원장은 “특수폭행, 성범죄 등 중대한 범죄행위는 단순한 교육활동 침해나 생활지도 사안이 아니다”라며 “범죄는 명확히 범죄로 다뤄져야 하며 교육적 사안과 구분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사의 안전은 교사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학교 교육활동 전체의 안전이며, 학생의 안전과도 직결되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교사노조는 △중대한 범죄 행위를 교육적 사안과 분리 처리 △교사 대상 폭력 사건의 기관 책임 처리 △보호자 책임 강화 및 고위험 학생 조기 개입 △보복성 아동학대 신고 남용 방지 △안전 인력 배치 의무화 △학교 안전 체계 전면 재정비 등을 촉구했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