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장품 업계가 미국·이란 전쟁으로 인한 포장재 대란에 폐기 대상 기존 포장재를 활용 가능성 타진에 나섰다. 법적 경과조치나 유예기간 종료 등으로 사용이 어려워진 포장재를 활용해 공급망 불안 장기화에 대한 부담을 낮추겠다는 취지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화장품 업계는 최근 신규 포장재 확보 부담이 증가함에 따라 기존 포장재 활용 방안을 논의 중이다. 대한화장품협회는 이를 위해 회원사를 대상으로 포장재 재고 현황 파악을 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거론되는 기존 포장재 대상은 △외부포장 표시기재사항 의무화에 따른 경과조치 기간이 지난 포장재 △화장품 포장재 사용지침 안내에 따른 주소 변경 관련 2개월의 유예기간이 지난 포장재 등이다.
외부포장 표시기재는 지난해 2월 화장품 외부 포장이나 용기의 바깥면에 주요 정보를 기재하도록 개정한 화장품법에 따라 시행되는 조치다. 화장품 외부 포장이나 용기의 바깥면에 화장품의 명칭, 영업자 상호·주소, 성분, 용량·중량, 사용기한, 가격, 주의사항 등 주요 정보를 기재하는 법으로, 지난 2월 7일부터 이를 지키지 않은 포장재는 사용이 불가하다. 하지만 나프타 등 화장품 포장 용기에 필수적인 기초 원료 공급 불안이 확산하며 기존 포장재 재고 폐기 부담이 커짐에 따라 이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주소 변경 의무 유예기간을 초과한 포장재도 활용 검토 대상이다. 국내 화장품법은 화장품 책임판매업자의 소재지가 변경된 경우, 변경된 사항을 반영해 기재·표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신규 포장재 제작 기간을 고려해 변경 등록 시점부터 2개월 동안은 이를 유예하는데, 이 기한을 넘긴 포장재에 대해서도 한시적으로 사용을 허용하는 것을 논의 중이다.
대한화장품협회 관계자는 “대외 공급망 위기에 따라 기존 포장재 재고의 폐기 부담과 신규 포장재 확보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 법적 경과조치나 유예기간 종료 등으로 사용이 어려워진 기존 포장재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위해 현황 파악 설문조사를 실시했다”면서 “산업계 부담 완화를 위한 조치로 상황을 면밀히 주시 중”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당장의 포장재 수급 문제는 없다면서도 사태 장기화를 우려하는 상황이다. 중동발 공급망 리스크 중심에 떠오른 나프타는 화장품 플라스틱 용기와 샘플 및 저가형 패키지에 사용되는 파우치, 튜브와 캡 등에 필수적인 기초 원료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대체 포장재 사용 시 표시·기재 사항을 스티커로 부착할 수 있도록 6개월간 허용하는 행정 조치를 시행했지만, 장기간 제품을 보관·사용하는 화장품 특성상 종이 포장재 등 대체 포장재 활용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대량으로 재고를 확보해두는 화장품 포장재 특성상 당장의 수급에는 차질이 없지만, 공급망 불안이 장기화하고 재고를 소진할 경우 쉽게 대체제를 찾을 수 없어 사태를 예의주시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정다은 기자 danda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