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역사 인식 문제로 촉발된 신세계그룹 사건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국민여론의 발현 과정에서 많은 문제 의식을 갖게 만든다.
명백히 드러난 행위나 결과에 대해 냉정히 비판하고 해결책을 찾기보다 단순 유추나 확인되지 않은 단정이 사건 본질을 덮어버릴 정도다. 나아가 대형 선거 앞 정치 행위와 맞물려 오히려 대결적 여론전으로 번지고 있다.
26일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직접 국민 앞에 나와 자체 조사한 사건 진상과 함께 사과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고 한다. 이미 한차례 사과문을 발표했던 터라 이 사태가 그만큼 엄중한 국면임을 총수 스스로 받아들였단 뜻이다.
기업집단(대기업)의 오너가 주로 지정받는 동일인은 대기업 자체와 동일시될 만큼, 무거운 책임을 진다. 사고든, 어떤 반사회적 현상을 만들어 냈을 때 그룹내 다른 구성원과는 비할 바 없는 책임선에 서야한다. 그 무거운 책임에 대한 답이 26일 정용진 회장에게서 나와야 한다.
기업 자체도 총수의 생각과 의지를 반영해 즉각 해결가능한 변화를 취해야 한다. 이미 스타벅스코리아 대표를 징계성 해임했다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앞으로 소비자, 즉 국민을 향한 변화된 자세와 실천 의지를 기업 문화로써 고취할 필요가 있다.
어떤 기업이든 시장과 소비자, 모든 구성원들에 대한 무거운 책임을 지는 대신 소비자의 신뢰와 기업 활동에 대한 법적 존중을 얻게 된다. 그 책임을 가볍게 여기고, 소비자를 외면하는 순간부터 기업은 존립과 성장이란 기반을 잃게 된다.
여기서 좀더 나아가 총수부터 직원 모두는 소속된 기업 관계자 이전에 자유인이다. 정치사상의 자유 뿐 아니라 표현의 자유도 갖는다. 앞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인정한다면, 기업 활동 이외 자유는 보장받는 것이 마땅하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특정 사태에 쏠리면 그 기업이나 집단에 물어야할 책임을 그 구성원까지 경계를 허물고 비난하고, 공격하게 됐다는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사태가 일어났음에도 신세계는 우리 산업을 구성하는 소중한 자산이자, 해당 구성원들의 소중한 일자리인 것까지 부정당해선 안된다.
6.3지방선거로 맞붙은 여야가 이를 정쟁화시키는 것도 이해 못할 접근법이다. 물론 지역에 신세계 사업지점과 매장이 있을 순 있지만 사태 본질은 지방 정치와는 무관하다. 정쟁은 사태 해결을 더 어렵게 만들 뿐이다.
기업과 경영진의 책임을 엄중히 묻되 질서 있고, 냉정하게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 해결도 쉬워진다.
이진호 기자 jho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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