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페이와 삼성페이의 수수료 논쟁은 결제 구조의 차이에서부터 시작됐다.
삼성페이는 기존 카드 결제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시장을 빠르게 장악했다. MST 기술로 카드 마그네틱 신호를 모사해 기존 단말기에서도 결제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별도 단말기 교체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작용하며 오프라인 결제 시장에서 빠르게 확산됐다.
결제 구조는 카드사 의존형이다. 카드사가 일회용 카드번호(토큰)를 발급하고, 이를 카드사 서버에서 인증돼야 결제가 승인된다. 승인과 토큰 발급, 인증 과정이 모두 카드사 인프라를 기반으로 이뤄진다. 카드사가 결제 요청을 승인하지 않으면 삼성페이로 결제를 할 수 없다. 삼성페이는 결제 인터페이스 역할에 가깝다. 결제 과정에서 들어가는 구조에서 생기는 비용은 카드사가 부담하고 있다.
반면 애플페이는 구조부터 다르다. 아이폰 내 보안칩(eSE)을 기반으로 결제 토큰 생성과 인증을 단말기에서 자체 처리한다. 이 토큰은 애플이 비자(VISA), 마스터카드와 함께 국제결제표준(EMV)에 따라 개발한 것으로, 실제 카드 정보와 분리된 형태다. 인증과 보안 기능을 플랫폼 내부에서 수행하는 구조다.
이 때문에 애플은 카드사를 대신해 토큰 발급과 인증, 결제를 직접 처리할 수 있고, 그 대가로 카드사로부터 결제 건당 수수료를 받는다. 다만, 가맹점 입장에서는 NFC 결제 단말기로 교체가 필요하다. NFC 결제는 글로벌 시장에서는 표준처럼 사용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NFC 결제 단말기 보급이 더디게 진행돼 왔다. 최근에는 토스, 네이버페이 등 간편결제사가 NFC 결제도 가능한 단말기 공급을 확대하면서 국내에도 애플페이 결제 인프라가 빠르게 늘고 있다.
결국 이 구조 차이가 수수료 체계를 갈랐다. 애플페이는 인증과 보안 기능을 수행하는 주체로서 서비스를 시작하자마자 수수료를 부과할 수 있었다. 반면, 삼성페이는 카드사 인프라에 의존하다보니 처음에 별도 수수료를 부과할 명분이 약했다. 실제로 애플페이는 모든 국가에서 유료 모델을 적용하고 있지만, 삼성페이는 국가별로 무료와 유료 정책이 혼재돼 있다.
여기에 삼성전자의 전략도 한몫했다. 삼성전자는 결제 생태계 확대와 갤럭시 사용자 기반을 넓히기 위해 수수료를 받지 않는 방식을 택했다. 카드사는 별도 비용 없이 이용자를 확보하고, 삼성은 디바이스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었다. 2015년 국내 서비스 도입 당시 삼성전자와 6개 카드사(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농협카드) 역시 '수수료 없는 협력 구조'를 전제로 시장을 키워왔다.
하지만 애플페이 도입 이후 상황이 바뀌었다. 카드사들이 애플에 수수료를 지급하기 시작하면서 동일한 결제 플랫폼이어도 수익 구조가 달라졌다. 카드사가 애플에는 비용을 지급하면서 삼성에는 지급하지 않는 구조가 이어지면서 형평성 문제가 불거진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10년 전과 비교해 삼성과 애플의 경쟁 구도가 달라졌다”며 “수수료 무료 정책은 삼성전자가 전적으로 비용을 감당해온 것으로 이제는 수수료 부과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에서 삼성페이 수수료 논쟁은 금융당국과 삼성전자 간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박두호 기자 walnut_par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