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페이가 고객 개인정보를 알리페이에 넘긴 것은 위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법원은 알리페이 정보 이전이 적법한 '처리위탁'이 아닌 개인정보 제공에 해당한다고 판결하고, 개보위 과징금 처분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카카오페이 이용자들의 '개인정보 자기통제권'이 침해됐다고 판단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강재원)는 11일 카카오페이가 개보위를 상대로 제기한 과징금 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이번 사건은 카카오페이가 2019년 6월부터 2024년 5월까지 고객 개인정보를 알리페이 싱가포르 법인에 제공한 행위가 개인정보 처리 위탁인지, 고객 동의가 필요한 제3자 제공인지가 쟁점이었다.
재판부는 카카오페이가 암호화해서 제공한 휴대폰 번호, 이메일 주소 등 24개 항목 정보와 알리페이가 산출한 NSF 점수가 개념상 별개 정보라는 점은 인정했다. NSF 점수는 애플이 이용자의 자금 부족 가능성과 결제 위험도를 평가하기 위해 사용하는 지표다.
다만 개인정보가 알리페이로 이전돼 NSF 점수로 처리되는 전체 과정을 고려하면 두 정보는 실질적으로 동일 정보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원고(카카오페이)와 알리페이의 정보 처리 목적은 애플 서비스에서 활용될 NSF 점수를 산출하기 위한 것”이라며 “NSF 점수 산출 이후 이 사건 정보는 독자적 가치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NSF 점수로 인해 발생하는 이익은 고객 결제능력을 판별할 수 있는 애플에 귀속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NSF 점수로 발생하는 경제적 이익도 애플에 귀속된다고 봤다. 애플은 NSF 점수를 활용해 개별 청구와 일괄 청구 여부를 결정하고 결제 실패 위험을 줄여 수수료 절감 효과를 얻었다는 것이다.
카카오페이와 알리페이 간 위수탁 관계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알리페이와 애플 사이에는 NSF 점수 산출과 관련한 위탁 관계가 인정된다”면서도 “원고(카카오페이)와 알리페이 사이에는 NSF 관련 업무에 관한 위탁 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용자 동의 여부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카카오페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고객들이 동의한 개인정보 처리 목적은 본인 확인, 인증, 요금 정산 등을 위한 것이었을 뿐, 개인정보가 알리페이로 이전돼 NSF 점수로 가공된 뒤 애플의 결제 승인과 신용평가 지표로 활용된다는 사실까지 포함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애플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카카오페이 고객 정보까지 알리페이에 제공된 점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정보주체 입장에서는 자신의 개인정보가 NSF 점수라는 별도 지표로 변환돼 애플을 위해 활용될 가능성을 예상하기 어렵다”며 “결과적으로 개인정보 자기통제권이 무력화됐다”고 지적했다.
앞서 개보위는 카카오페이가 약 4000만명 이용자 정보를 알리페이에 제공하면서 적법한 국외이전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보고 59억68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번 판결은 금융위원회가 심의 중인 카카오페이 신용정보법 위반 제재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애플 서비스 결제에 부정결제 방지를 위해 철저한 암호화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정보를 위탁했고, 개보위 제재 처분이 부당하다는 점을 충실히 소명했다“며 ”법원이 달리 판단한 데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며, 판결문을 검토해 향후 대응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두호 기자 walnut_par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