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재무부가 한국을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유지했다. 반도체 수출 호조로 경상수지 흑자가 늘어난 가운데 서학개미와 국민연금의 해외 주식투자가 원화 약세를 부추긴 주요 요인으로 분석됐다.
미 재무부는 23일(현지시간) 연방 의회에 제출한 '주요 교역 상대국의 거시경제 및 환율 정책' 반기 보고서에서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대만, 싱가포르, 베트남, 독일, 아일랜드, 스위스, 태국 등 10개국을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했다.
미국은 2015년 제정된 무역촉진법에 따라 △150억달러 이상 대미 무역 흑자 △GDP 대비 3% 이상 경상수지 흑자 △12개월 중 8개월 이상 GDP 2% 규모의 달러 순매수 등 3개 요건 중 2개를 충족하면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한다. 한국은 대미 무역 흑자와 경상수지 흑자 요건이 적용됐다.
보고서는 2025년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6.6%로 2024년(5.3%)보다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술 제품 수출이 실적을 견인했다.
수출 호조에도 원화는 절하 압력을 받았다. 미 재무부는 국내 기관과 개인의 해외 주식투자로 인한 외화 유출을 원인으로 꼽았다. 국민연금을 포함한 일반정부의 해외 주식 보유 증가액은 2024년 80억달러에서 2025년 410억달러로 늘었다. 비은행 금융기관과 가계의 해외 주식투자 유출액도 같은 기간 340억달러에서 730억달러로 급증했다. 특히 개인투자자는 2025년 한 해 동안 300억달러가 넘는 해외 주식을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 재무부는 한국 외환당국이 시장 개입을 통해 급등세를 완화하려 노력했다고 평가했다. 한국 당국은 2025년 GDP의 1.5% 수준인 280억달러 규모의 외환보유액 순매도를 실시했으며, 이 중 225억달러가 환율이 급등한 4분기에 집중됐다. 국민연금 역시 한국은행(한은)과의 통화스와프 활용 및 달러 자산 매도를 통해 원화 절하 압력을 완화했다고 봤다.
외환시장 선진화 정책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미 재무부는 한국 당국이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외환시장 참여 제한을 완화하고 있다며, 중기적으로 시장 유동성과 적정 환율을 찾아가는 가격 발견 기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