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카카오페이 판결 후폭풍…금융권 위수탁 관행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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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생성형 AI

카카오페이가 알리페이 개인정보 제공과 관련한 행정소송에서 패소했다. 이번 판결은 금융권과 핀테크 업계 전반의 데이터 활용 방식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서울행정법원은 11일 카카오페이가 고객 개인정보를 알리페이에 제공한 행위가 적법한 '처리위탁'이 아닌 '개인정보 제공'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카카오페이가 암호화해서 제공한 24개 항목의 정보와 알리페이가 산출한 NSF 점수는 개념적으로는 별개지만 실질적으로 동일한 정보로 봤다. 또 NSF 점수 산출로 발생한 이익도 애플에 귀속된다고 판단했다.

이용자 동의 범위에 대한 판단도 주목된다. 재판부는 이용자들이 동의한 개인정보 처리 목적은 본인확인과 인증, 요금 정산 등에 한정된다고 봤다. 개인정보가 NSF 점수로 가공돼 애플이 활용하는 것까지 동의했다 보기 어렵고, 이 과정에서 개인정보 자기통제권이 무력화됐다고 지적했다.

업계는 이번 판결이 금융산업 전반의 데이터 활용 기준에 큰 파장을 줄 것으로 전망한다. 그동안 금융사들은 이상거래탐지(FDS), 리스크 분석, 인증 시스템, 인공지능(AI) 모델 등을 외부 전문업체와 협력해왔다. 업계에서는 이를 통상적인 업무위탁 범위로 이해해왔다.

하지만 카카오페이 판례로 이 과정이 개인정보 제공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서비스 구조 전반을 재점검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단순 위탁이 아닌 제3자 제공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가장 큰 영향을 받을 분야는 인공지능(AI) 기술이다. 금융권은 생성형 AI를 활용해 고객 상담, 신용평가, 이상거래 탐지, 자산관리 서비스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상당수 서비스가 외부 AI 모델과 클라우드 인프라를 활용하는 만큼, 데이터 처리 과정에 대한 법률 검토와 내부 통제 절차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사업자와 협업도 부담이 크다. 결제와 송금 서비스는 애플, 구글, 비자, 마스터카드 등 글로벌 사업자와 연계로 운영된다. 이번 판결 이후 금융회사들은 해외 사업자가 관여하는 데이터 처리 구조에 보수적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높다. 추가 동의 절차와 컴플라이언스 비용이 늘어나면서 신규 서비스 출시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스테이블코인 산업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해외 블록체인 네트워크와 글로벌 지갑 사업자, 해외 플랫폼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데이터 이전과 처리위탁에 대한 해석이 엄격해질 경우 국내 사업자의 글로벌 사업 확장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번 판결로 위수탁과 개인정보 제공 경계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았다. 금융위원회도 앞서 위수탁과 제3자 제공의 경계가 불명확하다고 인정하면서 기준 정비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박두호 기자 walnut_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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