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포인트, 후지쯔에 민사
'제3자 채권양도' 발단
공공조달 관리·감독 강화 필요

정부 하드웨어(HW) 공공조달 거래에서 대금 미지급이 발생하면서 법적 분쟁으로 번졌다. 발주처는 대금을 지급했지만 과도하게 늘어난 유통 단계 속에서 자금 흐름이 왜곡되면서다. 하나의 사업에 4~5개 유통사가 달라붙는 복잡한 HW 거래 구조를 단순화하고 관리·감독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유니포인트는 한국후지쯔를 상대로 약 1억8000만원 규모의 대금 지급을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유니포인트는 유통 단계 상단에 위치한 도원정보가 공공조달 채권을 이와 무관한 디에스티아이와의 채무 변제를 위해 양도하면서 피해를 입었다는 입장이다. 이 과정에서 채권양도에 동의한 한국후지쯔도 책임이 있다는 것이 유니포인트측 주장이다.
특히 유니포인트는 한국후지쯔가 도원정보의 재정 상태를 인지한 상황에서 계약에 동의했다고 봤다. 즉, 하위 유통사 피해를 예상할 수 있었기에 한국후지쯔가 채무자가 특정 행위를 통해 채권자의 권리를 해치는 '사해(詐害) 행위'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후지쯔는 적법하게 채권자 변경에 관한 3자 간 계약을 체결했고 채무 이행까지 완료했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양사 간 소송으로 이어졌다.
사건은 다수 사업자가 유통에 개입한 복잡한 구조에서 시작됐다. 조달청 쇼핑몰에 등록됐던 제품은 유니와이드가 제조한 서버인데 유통 단계는 공공조달 총판을 시작으로 코어정보, 한국후지쯔, 도원정보, 솔트룩스, 유니포인트를 거쳐 유니와이드로 이어진다. 유니와이드는 한국후지쯔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DM) 업체다.
거래 단계가 과도하게 늘어날 경우 대금 지급 경로가 복잡해지고, 특정 단계에서 자금이 묶일 경우 하위 사업자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데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공공조달 유통 구조의 구조적 리스크가 드러난 사례로 보고 있다.
조달청 쇼핑몰에는 이러한 복잡한 유통구조가 공개되지 않아 정부·기관들도 인지하기 어렵다.
실제 이번에 서버를 구매한 전남 소재 지자체도 제품을 등록한 총판만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복잡해진 거래 구조가 대금 미지급 우려를 키울뿐 아니라 공공조달 단가 상승을 유발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업체별 중간 마진이 누적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문제로 조달청의 관리·감독 강화와 거래 투명성 확보가 요구된다. 동시에 업계 역시 중간 유통 구조를 단순화하는 자정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영세 기업의 영업을 대행하는 순기능도 있어 당장 유통사를 줄일 순 없겠지만 업계도 이 같은 구조의 위험을 인지한 만큼 스스로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관리·감독을 강화해 관행을 바로잡는 조치도 동반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