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줌인] 방송·미디어 공룡 산하기관 탄생 예고... 산하기관 등 반발 움직임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900명이 넘는 초대형 산하기관 '한국방송미디어통신진흥원(가칭·이하 진흥원)' 신설을 추진하는 것은 분산된 방송·미디어 진흥 업무를 모으고, 정책과 집행까지도 관할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설립안은 시청자미디어재단과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를 통합하고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 한국전파진흥협회(RAPA) 등의 유관 기관 업무와 인력을 이관하는 것이 핵심이다. 방송·미디어, 시청자 권익, 통신 이용자 보호, 시장조사 등 업무를 모두 관할할 가능성이 높다. 조직 규모 역시 8본부 6센터, 약 906명으로 매머드급 산하기관이 될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기관 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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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위원장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월 국무회의에서 산하기관 간 기능중복으로 비효율이 지속 지적되면서 통폐합 등 공공기관 개혁을 주문한 바 있다. 방미통위는 이에 대한 구체 실행 계획으로 한국방송미디어통합진흥원(가칭)을 준비했다는 관측이다.

방미통위의 고민은 분명해 보인다. 방송·미디어 진흥 업무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넘어왔지만 실제 사업 수행은 과기정통부 산하기관이 맡아왔다. 정책은 방미통위가 만들지만 실제 집행은 부처 산하기관이 수행한은 형태였다. 진흥원이 신설될 경우 분산된 방송, 디지털 미디어 지원사업을 한데 묶어 중복 사업을 줄이고 정책 효율성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했다. 조사·통계, 미디어 교육, 이용자 보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지원, 방송광고 판매대행, 플랫폼 공정경쟁 지원 기능까지 포괄해 방송·미디어 정책 컨트롤타워는 물론 집행력까지 갖춘 진흥기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매머드급 진흥원 설립이 과연 필요한 일인지는 논쟁거리가 될 수 있고, 실무적인 변수도 많다.

치밀한 검토와 연구 과정 없이 타 부처 소속 기관 업무를 기계적으로 분리해 새로운 조직을 만드는 것은 졸속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진흥원 설립을 위해선 '방송통신발전 기본법'에 한국방송미디어통신진흥원 설립 근거를 신설하고, 시청자미디어재단과 코바코의 기존 설치 근거는 삭제해야 한다. 공공기관, 공사, 정부출연연구기관, 법정 협회 등 각기 다른 역할 필요성에 따라 규정된 업무 역할과 관련된 법을 개정하고 전면 재설정해야 한다. 법 개정과 통폐합 대상자인 산하기관·협회의 입장과 의견, 업무 조정 등이 필요하다.

재정문제도 변수다. 통신사 주파수 할당대가와 방송사 매출로 구성되는 방송통신발전기금도 전면 재편이 필요하다. 다양한 기관의 인력, 기능을 통폐합 하는 만큼 진통도 예상된다. 통폐합 대상으로 거론되는 기관에서는 벌써부터 불만이 터져 나온다.

안정상 한국OTT포럼 회장(중앙대 겸임교수)은 “업무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면 법이 규정한 전문위원회,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활용하면 된다”며 “권익위원회나 국가인권위원회도 독립기구지만 산하기관을 두지 않는데, 방미통위가 산하 진흥기관을 두겠다는 것은 규모를 키우기 위한 수단”이라고 지적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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