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CDN·HTTPS에 막힌 불법 사이트 차단...범정부·산업계 대응체계 구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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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최대 불법 웹툰 사이트 'TuMangaOnline' 캡처.[저작권해외진흥협회 제공]

정부가 불법 웹툰·웹소설 사이트에 대해 긴급 차단 제도를 시행한 이후에도 현장에서는 '차단→우회→재등장'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현재 인터넷 기술 구조 등에 대한 연구를 통해 범정부·산업계와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

2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불법 사이트 즉시 차단을 어렵게하는 가장 큰 변수는 이들이 활용하는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 구조다.

인터넷은 사용자가 알파벳 문자로 구성된 웹주소(URL)를 입력하면 DNS 서버가 이를 숫자형태로 구성된 IP 주소로 변환해 서버와 연결해 통신이 이뤄진다. 통신사는 URL을 블랙리스트 형태로 차단하는데, CDN을 사용하지 않는 IP주소의 경우, DNS 단에서 데이터 접속의 길목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CDN은 이용자가 특정 사이트에 접속할 때 실제 원본 서버가 아니라 CDN 업체의 중간 서버를 거쳐 연결해주는 기술이다. 즉, 불법콘텐츠가 저장된 원본 서버의 IP 주소로 가는 길목을 차단하더라도 불법사이트가 CDN과 연동된 경우, URL과 매칭되는 실제 서버가 위치하는 IP주소가 동적으로 변화해 차단에 어려움이 발생하는 것이다.

하나의 CDN IP는 불법 사이트뿐 아니라 일반 기업·쇼핑몰·커뮤니티·게임사 등 수많은 정상 사이트가 함께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특정 불법 사이트를 막기 위해 CDN IP 전체를 차단할 경우 정상 서비스까지 함께 접속 장애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CDN 사업자가 기술적 조치를 통해 불법 사이트로 가는 데이터를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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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N·HTTPS 구조

특히 해외 CDN 사업자 중심 구조도 한계로 꼽힌다. 정부가 협조 공문을 보내더라도 대부분 해외 기업인 만큼 즉각 대응이나 강제 조치에 한계가 있다.

HTTPS 암호화 확산도 걸림돌이다. 이용자와 서버 간 통신 내용이 암호화되면서 통신사나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가 이용자가 실제 어떤 콘텐츠에 접속하는지 실시간 확인하기 어려워졌다. 보안 강화를 위한 핵심 기술이지만, 불법 사이트 차단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도 작용하는 셈이다. 최근에는 HTTPS 프로토콜을 기반으로 서버 이름 자체를 가리는 SNI(Server Name Indication) 암호화까지 확대되며 차단 난도가 더 높아지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향후 암호화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기존 URL 차단 방식 실효성이 더 떨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정부는 불법 사이트 대응을 위해 '주소 막기' 밖에 사용할 수 없지만, 사이트 운영자들은 새 URL 생성, 텔레그램 공지, CDN 우회 등 다양한 카드를 이용해 대응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순 URL 차단을 넘어선 범정부 차원의 대응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문체부와 한국저작권보호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통신사, 수사기관, 해외 플랫폼·CDN 사업자 간 핫라인 형태의 상시 공조 체계는 필수다. 이를 통해 인공지능(AI) 기술 등을 활용해 텔레그램 등에서 유통되는 우회 주소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새 URL 등장 즉시 자동 대응하는 기술 고도화와 체계 마련 필요성도 제기된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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