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업·제조업 분야 시장구조조사 결과 발표

국내 광업·제조업 시장에서 각 산업별 상위 3개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절반을 넘겼다.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의 구도가 크게 바뀌지는 않았지만, 상위 기업들 사이 점유율 격차는 다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0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23년 광업·제조업 시장구조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통계청의 광업·제조업조사 자료를 활용해 총 482개 산업의 경쟁 상황과 독과점 구조를 분석한 것이다.

산업별 상위 3개 기업의 출하액 점유율을 뜻하는 'CR3' 가중평균은 2023년 51.3%로 집계됐다. 전체 시장의 절반 이상을 각 산업의 상위 3개 기업이 차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 수치는 2021년과 같은 수준으로 최근 3년간 시장 구조에 큰 변화가 없었음을 보여준다.
반면 시장 집중도를 보다 세밀하게 보여주는 허핀달-허쉬만지수(HHI)는 같은 기간 1851에서 1777로 소폭 낮아졌다. 상위 기업의 지배력 자체는 유지됐지만 선두 기업들 사이 점유율 차이가 줄어들며 상위권 내부 경쟁은 다소 완화된 것으로 해석된다.
산업별 분포를 보면 경쟁 구조의 양극화가 뚜렷하다. CR3가 20~40%인 산업이 158개로 가장 많았지만, 이들 산업이 차지하는 출하액 비중은 23.1%에 그쳤다. 반면 CR3가 80%를 넘는 고집중 산업은 50개로 전체의 10.4%에 불과했지만 출하액 비중은 20%에 달했다.
규모가 큰 산업일수록 소수 기업에 시장이 집중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출하액 기준 상위 10개 산업만 놓고 보면 전체 출하액의 32.9%를 차지했다. 이들 산업 대부분은 상위 3개 기업 점유율이 70%를 웃돌았다.
메모리용 전자집적회로 제조업, 유기발광표시장치 제조업, 내연기관 승용차 제조업 등 일부 산업은 최근 5년 연속 상위 3개 기업 점유율이 90%를 넘겼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 연속으로 상위 1개 기업 점유율이 50% 이상이거나, 상위 3개 기업 점유율이 75% 이상인 '독과점구조 유지 산업'은 50개로 집계됐다. 2021년보다 2개 줄었지만 여전히 전체 산업의 약 10%를 차지한다. 이들 산업의 상위 3개 기업 점유율 평균은 90.7%에 달했다. 시장 집중도를 나타내는 HHI도 4811로, 전체 산업 평균의 약 4배 수준이다. 평균 출하액 역시 5490억원으로, 나머지 산업 평균의 12배를 웃돌았다.
독과점구조 유지 산업 가운데 절반 이상은 상위 사업자 구성과 순위에 변화가 없었다. 공정위는 이를 두고 독과점 구조가 상당 부분 고착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독과점구조 유지 산업은 경쟁 환경에서도 공통된 특징을 보였다. 전체 산업에 비해 내수시장 집중도는 높고, 해외 기업과의 경쟁 압력은 상대적으로 낮은 산업이 다수를 차지했다.

50개 독과점구조 유지 산업 가운데 70%는 해외 개방도가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 시장과 해외 시장 모두에서 경쟁 압력이 크지 않은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연구개발(R&D) 투자 비율은 겉으로 보면 독과점 산업이 더 높았다. 다만 이는 반도체 등 일부 대규모 산업의 투자 확대 영향이 컸다. 해당 산업을 제외하면 독과점 구조가 연구개발 투자를 자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자산 5조 원 이상 대규모 기업집단이 광업·제조업에서 차지하는 출하액 비중은 2023년 50.2%로 집계됐다. 2022년보다 소폭 낮아졌지만 여전히 전체의 절반을 넘는다.
특히 대규모 기업집단 소속 기업이 해당 산업의 상위 3개 기업에 포함된 경우 산업 집중도와 출하액 규모가 함께 높게 나타났다. 이 경우 상위 3개 기업 점유율은 56.8%였고, 평균 출하액은 8조3천억 원에 달했다. 반면 대규모 기업집단이 진출하지 않은 산업의 평균 출하액은 8천억 원 수준에 그쳤다. 대규모 기업집단의 상위권 진출 여부가 산업 집중도와 규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셈이다.
공정위는 이번 시장구조조사 결과를 독과점 구조 개선 정책과 불공정 거래 감시 강화의 기초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독과점 구조가 장기간 유지된 산업을 중심으로 시장 감시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