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용수·인프라 따져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 논쟁
반도체 생태계·국가 수출 비중 고려한 이전론 한계 지적

경기 용인특례시는 이상일 시장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지방이전론과 관련해 국가 수출의 약 28%를 차지하는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흔드는 논란이 계속되는 데 대해 강한 우려를 표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시장은 지난 24일 MBN '토요와이드'에 출연해 “논란이 조기에 정리돼야 기업들도 안심하고 투자와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며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발언이 정부의 기존 계획을 명확히 정리하기보다 해석의 여지를 남기면서 혼선을 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이미 수립한 전력·용수 공급 계획을 분명히 이행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하지 않으면서 지방이전론이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 정책으로 결정된 사안을 뒤집을 수 없다는 점과 함께, 전력·용수 공급을 계획대로 추진하겠다는 메시지가 분명히 제시됐더라면 논란은 종식됐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 시장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필요한 전력과 용수 공급은 정부가 책임지고 해결해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가 투자하는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과 SK하이닉스가 투자하는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단은 2023년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지정됐으며, 관련 법령에도 정부의 에너지·용수 지원 책임이 명시돼 있다는 설명이다.
전력 공급과 관련해서는 정부가 3단계로 수립한 전력수급계획 가운데 1·2단계 계획의 이행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1단계는 국가산단 내 LNG 발전시설과 전력계통 보강을 통해 3.7기가와트(GW)를 공급하고, 2단계는 북천안에서 용인으로 송전해 2.6GW를 확보하는 내용이다.
이 시장은 “국가산단 초기 생산라인 가동에는 1·2단계 전력 계획으로 충분하다”며 “정부가 책임 있게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새만금 이전론에 대해서는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선을 그었다. 태양광 발전의 평균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반도체 클러스터에 필요한 대규모 전력을 태양광으로 충당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어렵고, 비용과 시간도 과도하게 소요된다는 지적이다. 반도체 산업은 전력의 양뿐 아니라 안정적인 공급이라는 질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345킬로볼트(kV)급 초고압 송전망이 필수적인데 수도권이 새만금 지역보다 인프라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용수 공급 역시 이전론의 한계로 꼽았다. 이 시장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0개 생산라인에는 하루 133만 톤 용수가 필요하지만 한강 수계는 물이 풍부한 반면, 새만금 인근에서는 안정적 공급이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산업 생태계 측면에서도 이전론이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경기 남부권에는 용인을 중심으로 평택·이천·화성·안성 등지에 40여 년에 걸쳐 형성된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 집적 생태계가 있다”며 “앵커 기업만 떼어내 이전할 경우 이들 기업의 연쇄적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지방균형발전에 대해 이 시장은 “기존에 잘 작동하고 있는 산업을 인위적으로 이전시키는 방식이 아니라, 지역 여건에 맞는 새로운 산업을 육성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반도체 특별법안에 주52시간제 예외 조항이 포함되지 않은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그는 “첨단산업 연구·개발 분야까지 근로시간 규제를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글로벌 경쟁 현실과 맞지 않는다”며 “기술 경쟁력을 잃으면 일자리 역시 지킬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용인에서 잘 진행되고 있는 반도체 클러스터를 지금 와서 흔들고 발목을 잡는다면 국가 경제와 반도체 산업에 타격을 줄 수 있다”며 “국민들도 이 문제를 냉정하게 판단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용인=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