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소스ㆍ노하우 부족했던 중소기업 해외 진출, 버티컬 특화 솔루션으로 효율적 공략
메텔ㆍ마이페어 등 스타트업, 중소기업과 글로벌 진출 윈윈 전략
글로벌 경쟁 심화 속에서 한국 기업의 생존 전략이 '해외 진출'로 모아지고 있다. 내수 시장 포화와 인구 감소로 국내 시장만으론 성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소기업에게 글로벌 시장 개척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문제는 해외 진출이 결코 쉽지 않다는 점이다. 해외 시장 정보 부족, 현지 네트워크 부재, 언어 장벽, 복잡한 법률ㆍ통관 절차 등 넘어야 할 산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특히 중소기업은 전문 인력과 예산이 부족해 해외 진출을 시도조차 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실제로 2024년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 중 수출 기업은 1,151억 달러로, 전체의 16.8% 수준이다. 중소기업 수출 규모가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전체 중소기업 중 수출 기업의 비중은 100개 중 1~2개(1.2%)에 불과할 정도로 해외 진출은 여전히 제한적인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이런 상황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해외 진출의 각 단계를 버티컬하게 지원하는 스타트업 솔루션들이 등장하면서, 최소 인력과 비용으로도 글로벌 시장 공략이 가능해진 것이다.

◇해외 박람회 참가, 클릭 몇 번으로 해결
중소기업의 해외진출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가 '해외 박람회 참가'다. 현지 바이어를 한 곳에서 만날 수 있고, 제품을 직접 시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참가하려면 난관에 부딪힌다. 어떤 박람회가 우리 제품에 적합한지 찾기 어렵고, 부스 예약부터 현지 준비까지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해외 박람회 부스 참가 솔루션 '마이페어(Myfair)'는 이런 문제를 해결한다. 마이페어는 전 세계 1만3000여 개 박람회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해 기업이 산업군과 국가별로 쉽게 검색할 수 있도록 한다. 전용 부스 업무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부스 예약, 부스 데코레이션 및 행정 업무 등의 참가 준비의 모든 과정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전시 전문 파트너 서비스를 통해 운송ㆍ통관, 다국어 브로셔/홈페이지 제작, 항공 숙박 예약, 기념품 제작 등에 이르기까지 원스톱으로 전문 파트너사를 매칭해 준다.
“복잡한 해외 박람회 참가 업무를 해결하기 위해 마이페어를 이용 중”이라고 밝힌 골프 스니커즈 브랜드 'Fitterest' 이희환 대표는 마이페어 서비스를 통해 PGA Show 참가 준비에 집중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의 부재를 해결한 덕분에, 참가 성과 향상을 위한 사전 준비 시간에 투자하고 높은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며 서비스에 대한 신뢰감을 보였다.
마이페어 김현화 대표는 “수출을 위해 해외 박람회에 참가하는 국내 기업이 성과를 내려면 부스 준비 업무와 성과 향상 업무를 동시에 진행해야 하는데, 많은 중소 기업이 수십단계로 파편화된 부스 업무로 인해 성과 준비를 놓치고 있다”며 “마이페어의 부스 참가 솔루션은 부스 예약부터 참가 준비의 전과정을 체계적으로 해결하고 있어 기업 담당자는 박람회 참가 본연의 목적인 현장 세일즈와 수출 상담 성과 준비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B2B 영업, 링크드인으로 매일매일 고객 발굴
해외 진출의 또 다른 핵심은 '현지 잠재고객 발굴'이다. 특히 해외 세일즈는 단순한 '거래 중심 영업'이 아닌 사람 중심의 네트워킹 세일즈가 핵심이다. 국내 시장보다 리드타임이 길고, 의사결정 구조 안에 '이너써클(Inner Circle)'이 견고하게 존재하기 때문에 단기적 세일즈보다는 신뢰를 기반으로 한 중장기적 관계 형성이 글로벌 진출의 성패를 가른다. 그러나 언어 장벽과 리소스 부족으로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이 단계에서 좌절한다.
B2B 영업ㆍ고객발굴 솔루션 '메텔(maetel)'은 글로벌 최대 비즈니스 네트워크 플랫폼 링크드인을 기반으로 글로벌 잠재 고객 발굴을 지원한다. 메텔은 기업의 제품·서비스에 맞는 해외 바이어를 찾아내고, 개인화된 메시지를 자동 발송하고 성과를 분석해 준다. 이는 별도의 해외 지사나 영업 인력 없이도 본사에서 직접 글로벌 시장의 문을 두드릴 수 있는 효율적인 통로를 제공할 수 있다. 영업 담당자는 더 이상 불특정 다수에게 이메일을 보내거나 콜드콜을 할 필요 없이 구매 의사가 확인된 유효 고객과의 미팅에만 집중하면 된다.
자동 블리스터 및 포장기를 제조ㆍ판매하는 흥아기연은 메텔 도입 후 새로운 해외 영업 판로 개척에 성공했다.
흥아기연 공희정 대리는 “제조업 특성상 그동안 박람회와 전시회 중심으로만 해외 영업과 마케팅을 해 왔는데, 메텔을 만나면서 링크드인을 활용해 박람회 참여기업과의 미팅 셋업 등의 사전 준비 및 방문 기업 담당자와의 긴밀한 사후 관리까지 가능해 더욱 효율적인 접근이 가능해졌다”며 “기업의 방향성에 맞는 콘텐츠 만들고, 우리 제품에 관심 있는 잠재 바이어들에게 반복적으로 노출해 계약 가능성이 높은 해외 잠재고객들의 리드를 확보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메텔 김조셉 대표는 “해외 세일즈는 단순히 '바이어를 찾는 일'이 아니라, 사람 중심의 네트워크를 설계하는 과정으로, 리드타임이 길고 의사결정 구조가 복잡한 만큼, 신뢰 기반의 중장기적 관계 형성이 글로벌 진출의 핵심”이라며, “중소기업이 해외 진출에서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 초기 고객 접촉과 중장기적인 신뢰관계 구축 부분인데, 이 진입장벽을 낮추면 한국 기업의 우수한 제품이 글로벌 시장에서 더 많이 알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스타트업과 중소기업 협력, 글로벌 진출 '윈윈' 전략으로
전문가들은 혁신적인 기술력과 빠른 실행력을 갖춘 스타트업 솔루션과 오랜 기간 축적된 제품력과 노하우를 보유한 중소기업의 협력이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스타트업은 기술력과 혁신성을 갖췄지만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중소기업은 우수한 제품을 보유했지만 글로벌 진출 역량이 부족하다. 이 둘이 만나면 중소기업은 스타트업의 솔루션을 활용해 디지털 전환에 성공하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고, 스타트업은 중소기업이라는 확실한 고객 기반을 통해 기술을 검증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초기 기업 전문투자사 더벤처스 김철우 대표는 “고환율, 고물가 등 어려운 대외 환경 속에서 우리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는 국가 경제의 미래가 걸린 중요한 과제”라며 “기술 스타트업과 전통적인 중소기업이 각자의 강점을 바탕으로 협력하는 모델을 적극적으로 확산시켜 더 많은 '수출 강소기업'이 탄생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