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과 김민석 국무총리가 잇따라 한·미 관세 협상과 관련해 미국 측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할 수 없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3500억달러 직접 투자를 비롯해 비자 문제와 통화스와프 협정 합의 등 쟁점을 거론하며 합리성을 확보하지 못한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우리 정부 측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대한민국 유엔대표부에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을 만나 “한미 관계는 동맹으로서 매우 중요하며, 안보뿐 아니라 경제 측면에서도 양국의 긴밀한 협력 관계가 동맹의 유지와 발전에 매우 중요하다”면서도 “안보 측면 협력 (협의가) 잘 진행되고 있는데, 통상 분야에서도 좋은 협의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를 지목하며 “상업적 합리성을 바탕으로 양국의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전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미국이 요구하는 미·일 협상 타결 방식이 우리 여건에 맞지 않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최근 미국과 일본의 합의가 있었지만, 한국은 경제 규모나 외환시장 인프라 등에서 일본과 다르다”며 “이런 측면을 고려해 협상이 잘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총리도 24일 서울에서 진행된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조지아주 구금 사태를 언급하며 “비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한국 기업들의 미국 내 대규모 투자 사업이) 의미 있는 진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미국과 투자를 약속한 3500억 달러가 한국 외화보유액의 70% 이상에 해당한다”면서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협정이 없으면 한국 경제는 심각한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인력의 미국 근무와 관련한 비자 문제, 통화 스와프 문제의 해결 없이는 3500억달러 규모 투자 논의 또한 합의점을 찾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 대통령과 김 총리가 연이어 이런 발언을 꺼낸 것은 한·미 관세 협상 교착의 원인이 미국 측의 무리한 요구에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전향적 전환을 요구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3500억달러를 미국에 직접 투자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한국의 지난 5년간 세계 해외직접투자(FDI) 총액(3489억달러)과 역대 대미 FDI(2563억달러)보다 큰 규모다.
미국은 일본과의 협상을 근거로 한국을 압박하고 있는데 한국은 경제 규모(GDP)와 외화보유액이 일본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고 외환 시장에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며 미국을 설득하고 있지만 진전이 없는 상태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