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비디아가 오픈AI에 140조원 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챗GPT로 대표되는 세계 최대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 기업과 협력, 엔비디아 AI 반도체 칩 생태계를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AI 시장 주도권을 견고히하려는 엔비디아 행보가 빨라졌다는 평가다.
엔비디아는 오픈AI에 최대 1000억달러(약 140조원)를 투자하고, 10기가와트(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공동 구축한다고 22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는 지난주 인텔에 대한 50억달러(약 7조원) 지분 확보에 이은 외부 투자로, AI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엔비디아는 이번 투자로 오픈AI가 구축하는 데이터센터에 AI 반도체 '우선 공급자' 지위를 확보했다. 엔비디아가 오픈AI에 투자하고, 오픈AI는 엔비디아 칩으로 AI 서비스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구조가 갖춰진 셈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CNBC와 인터뷰를 통해 10GW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400만~500만개의 GPU가 투입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올해 엔비디아가 출하하는 전체 GPU 수량과 맞먹는 규모다.
CNBC는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엔비디아의 이번 투자가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라 단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내년 하반기까지 엔비디아 차세대 AI 반도체 '베라 루빈' 기반으로 1GW 규모의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는 데 우선 100억달러가 투입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이번 오픈AI 투자가 단순한 전략적 제휴를 넘어 엔비디아가 공급망과 기술 생태계를 통제하려는 시도로 보고 있다. AI 인프라 투자 효율화를 이유로 경쟁사 제품 채택이 점진적으로 늘자 이에 대응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미국 투자리서치회사 모닝스타의 브라이언 콜렐 연구원 “이번 거래로 오픈AI가 브로드컴과 함께 개발하는 새로운 맞춤형 AI 반도체가 엔비디아의 시장 점유율을 약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를 해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오픈AI가 마이크로소프트(MS), 오라클 등 하이퍼스케일 업체들의 데이터센터도 사용 중이라 고객 저변 확대에서도 경쟁우위를 점할 수 있다.
황 CEO는 “이것은 역사상 가장 큰 AI 인프라 프로젝트”라며 “AI가 실험실을 넘어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AI 인프라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의 AI 주도권 확보 전략은 개방형 생태계 조성 행보에서도 읽을 수 있다. 엔비디아는 지금까지 자사 위주 폐쇄적 생태계로 성장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러나 고객 투자 효율화와 맞춤형 AI 반도체 요구가 커지면서 점차 문을 여는 모습이다.
지난 5월 반도체 연결 플랫폼 'NV링크 퓨전'을 발표하며 자사 GPU에 승인된 외부 맞춤형 반도체 연결을 허용한 것이 대표 사례다. 또 중앙처리장치(CPU) 경우 퀄컴(ARM)에 이어 최근 인텔(x86)도 우군으로 확보했다. 선택지를 넓히는 동시에 투자를 통한 생태계 저변을 확장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