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광진구 능동로 세종뮤지엄갤러리 1관에서 오는 9월 17일부터 28일까지 문이원 작가의 기획초대전 '식물의 뼈_Botanical Bones'가 열린다. 이번 전시는 문 작가가 식물의 형상 너머에 숨은 구조, 시간의 흐름, 생명과 존재의 이면을 드러내고자 하는 작품들로 구성된다.
식물, 뼈, 존재의 경계
작가는 '식물'이라는 전통적, 시각적 소재를 통해 흔히 인식되는 잎과 줄기의 아름다움을 넘어서, 그것들의 내면 구조--뼈대 혹은 골격이라고 불러도 무방한 속성--에 주목한다. 색채나 외관보다는 윤곽, 실루엣, 내부와 외부의 경계, 그리고 질감이 중요한 요소로 등장한다. 빛의 각도와 반사, 그림자 및 투과 효과를 통해 작품이 놓인 공간 속에서 보는 이로 하여금 식물이 '보인다 / 가려진다 / 드러난다'는 미묘한 시점의 변화를 경험하도록 유도한다.
전시장에는 대형 패널 작업이 주로 전시되며, 나무 패널 혹은 자개(또는 반사성·광택 재료)를 이용한 재료의 중첩 혹은 대비가 돋보인다. 작품들은 하나의 정지된 순간이라기보다는 시간과 생명이 녹아 들어 있음이 느껴지도록 설계되어 있어, 관람객이 공간 속을 거닐며 보는 시선과 위치에 따라 해석의 폭이 달라지는 구조를 띈다.
문이원 작가의 작업 맥락과 연속성
문이원 작가는 앞서 'a Black Dance in the Air' 등 자개, 나무패널, 혼합 재료를 통합한 회화 시리즈를 통해, 시·서·화와 미술 교육 이론을 연결하는 '동서미술'의 교차점에 서 있어왔다.
문이원 작가의 대표작 'a black dance-sunset2021a'는 300×120cm 크기의 목판 위 자개 작업으로, 식물 줄기의 실루엣이 빛의 반사와 결합해 몽환적인 풍경을 만들어낸다. 관람객이 작품 앞을 지나며 움직일 때마다 빛의 굴절이 달라져, 생명체의 호흡과 시간의 흐름을 함께 경험하게 한다.
작가는 또 재료와 기법,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의 미학적 요소들을 버무리면서도, 이번 전시에서는 특히 '내부의 구조'와 '시간이 지나는 동안 잔존(殘存)하거나 변화하는 생명성'에 더 많은 감각과 철학적 질문을 담고 있다.
변화 체감할 수 있도록 구성
이번 전시는 단순히 눈으로 보는 작품이 아니라 관람자가 공간 속을 움직이며, 시선과 거리, 조명 조건, 관람 순서에 따라 '보임'과 '가림' 사이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이로써 다음과 같은 질문들이 자연스럽게 제기된다. 식물은 우리가 인식하는 외형 너머 무엇을 담고 있는가? 내부 구조 혹은 골격이란 무엇이며, 그것은 어떻게 생명과 시간에 의해 형성되고 변화하는가? 관람자의 존재와 시선은 작품이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 형성에 어떤 역할을 하는가?
문이원 작가의 이번 전시는 관람자가 바쁜 일상 속에서 놓치기 쉬운 식물의 숨은 존재성, 시간성과 구조의 미학에 귀 기울이는 기회다. 단순히 눈에 보이는 형태에 머무르기보다 그 안에 숨은 질감과 변화, 그리하여 생명이 가진 본래의 뼈대를 마주하는 순간들이 관람객에게 깊은 여운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세종뮤지엄갤러리 관계자는 “문이원 작가는 식물의 형상을 단순한 자연 묘사가 아닌 생명의 근원적 구조로 바라보며, 회화와 공예의 경계를 넘나드는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며 “이번 전시는 관람객들에게 예술적 사유와 감각적 체험을 동시에 선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성렬 기자 hisabisa@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