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정부가 국가 에너지 정책을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로 이원화하는 조직개편안을 확정하면서 에너지 정책 총괄 의사결정기구 이슈가 급부상하고 있다.
11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새로운 조직개편안 발표 이후 전기와 가스 등 연료 수급에서부터 발전, 송전과 배전, 요금까지 일괄적으로 연계 관리할 수 있는 통합위원회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앞서 지난 7일 더불어민주당과 대통령실, 정부는 고위당정협의를 갖고 산업부가 담당하는 에너지 정책을 환경부로 이관해 '기후에너지환경부'로 확장하고, 산업부에는 원전 수출과 석유·가스 등 자원관리 기능만 남기는 정부조직개편안을 확정했다. 해당 안건은 25일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다.
업계의 우려는 자원과 전력 부문의 이원화다. 기존 산업통상자원부 체제에서는 자원 수급에서부터 이를 전기로 바꿔 소비자까지 유통하는 단계를 하나의 부처에서 총괄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이를 두 개의 부처가 나눠 관리하는 만큼 일부 업무에 혼란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임춘택 GIST 교수는 “에너지를 부처별로 분리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결정이다. 국방부를 육군과 해군, 공군으로 나누는 것과 같다”라며 “화석에너지, 원자력에너지, 재생에너지, 수소에너지, 전력망은 모두 하나로 가야 한다. 전력망에 모든 에너지가 연결되는데 부처별로 나눈다면 혼선과 혼란, 비효율은 명약관화”라고 지적했다.
공공 영역인 원자력과 달리 석유·가스·전력은 민간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특히 가스는 탈석탄 추세와 함께 그 사용량이 늘면서 가스위원회의 필요성이 대두되던 상황이었다. 에너지 업계는 때마침 정부 정책 기조로 에너지 거버넌스에 변화가 생긴 만큼, 전기와 가스를 합친 통합 '에너지위원회(가칭)' 출범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총리실 산하에 전기·가스 관련 정책을 총괄하는 위원회를 설치해 부처간 이견을 조율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대안도 나온다. 전력과 가스 업무가 분리된 만큼 위원회 단계에서라도 통합 관리가 필요하다는 요구다.
전기와 가스 정책을 나눠 관리하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힘든 사례다. 전문가들은 “전기와 가스는 공급·소비 과정에서 긴밀히 연결돼 있는데 정책이 분리되면 충돌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한다.
일례로 가스 도입 과정에서 그간 회수하지 못한 미수금 정산 압박이 커지고, 이는 곧 발전용 가스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한국전력공사 역시 전력도매가격(SMP) 부담까지 겹쳐 전기요금 인상 압박 요인이 한층 가중되는 상황이다. 산업부가 이를 모두 담당하는 지금은 이러한 인상 요인을 한 조직 차원에서 조정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환경부와 산업부가 각자 적자 해소를 위해 요금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설립이 검토 중인 가스위원회는 산업부에 전기위원회는 환경부에 두는 상황을 최악의 경우로 보고 있다. 모두 민간기업이 참여하고 있고, 시장과 가격, 설비 이용, 단가 책정 등이 모두 연계된 분야를 따로 관리할 경우 상호 이해가 배제된 제도와 가격정책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교수는 “세계 주요국은 에너지 정책에 있어 모두 단일 거버넌스 체계를 택하고 있다. 우리만 거꾸로 가면 결국 소비자가 비용을 떠안게 된다”고 경고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 최호 기자 snoop@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