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십년 동안 상승해온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고령화와 맞물려 수년 내 하락 국면에 접어들 것이란 국책연구기관의 전망이 나왔다.
김미루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인구구조 변화가 가계부채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990년대 후반부터 꾸준히 상승했으며 올해 1분기 기준 90.3%로 세계 5위 수준을 기록했다.
보고서는 가계부채 증가가 기대수명 증가, 연령대별 인구 구성 변화 등 구조적 요인에 기인한다고 봤다. 노후를 준비하는 중·고령층은 금융자산을 선호하지만 청년층은 주택 자산 수요가 높다. 고령층에서 자금을 공급하고 청년층이 이를 차입해 가계부채가 증가했다는 게 김 위원의 설명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유럽연합(EU) 가입국 등 35개국을 분석한 결과 기대수명이 1세 늘어나면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4.6%포인트(P)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25~44세 청년층 비중이 1%P 감소하고 65세 이상 고령층이 1%P 증가하면 가계부채 비율은 1.8%P 하락했다.
이를 토대로 20년 간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상승 폭을 분석하면 33.8%P 중 28.6%P는 기대수명 증가에, 4%P는 연령대별 인구구성 변화에 기인한 것으로 추정됐다.
김 연구위원은 “향후 기대 수명 증가세 둔화와 고령화 현상 심화를 고려하면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수년 내 정점을 찍고 하락 국면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2070년에는 고령화로 인한 하락 효과가 -57.1%P로 기대수명 증가로 인한 상승 효과(29.5%P)를 훨씬 넘어서 현재보다 가계부채 비율이 27.6%P 낮아질 것으로 추정했다.
가계부채 비율은 인구구조 변화로 인한 저축과 차입 행태 변화에 영향을 받는 만큼 앞으로 가계부채 관리 방식을 '총량 규제'에서 차주의 상환 능력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고 제언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예외 조항을 점진적으로 축소하고, 엄격한 상환 능력 평가를 동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안정적인 소득을 얻을 수 있는 직장에서의 재직 기간이 정체돼 있는 점도 가계부채 확대를 유발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직무·성과 중심 유연한 임금체계 도입이 가계부채 증가세 완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