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와 함께 국민 상거래 활동의 한 축을 담당하는 간편결제에 붙는 수수료가 한층 투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당정이 약속했던 간편결제 수수료 체계 개편 윤곽이 잡히면서 오는 11월, 늦어도 연말부터는 가맹점·소비자들이 받아들이는 수수료 불확실성이 대폭 줄어들게 됐다.
개편 작업을 주도해온 간편결제 테스크포스(TF)가 잡은 최우선 방안은 지금까지 자율에 맡겨왔던 수수료 공시 대상을 월 평균 거래액 1000억원에서 200억원 이상으로 대폭 낮춘 것이다. 나아가 결제대행(PG)사를 포함한 전자금융업자까지 공시 대상 범위를 넓히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사실 공시라고는 하지만 '알아서' 수수료율을 낮춰 내놓을 것은 자명하다. 당연히, 소상공인을 비롯해 영세 자영업자들의 수수료 부담은 상당폭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새정부 정책 방향성과는 맞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원래 목표가 간편결제 수수료 자체를 낮추는 것이었다고 하더라도 그 행정 조치로 인한 다양한 산업 영향과 예기치 못한 부작용은 없는지 살펴야하는 것이 당연하다.
먼저 이번 공시 대상을 확대해 기존 11개 공시 기업에 6개가 추가돼 17개사로 늘어난다손 치더라도 이들이 맡는 간편결제 비중은 전체 30%에 불과하다. 나머지 70%가 영향은 받겠지만, 어떻게 수수료를 체계화·투명화 시켜 나가느냐에 사실상 이 정책의 성패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금융당국은 올 연말 1차 공시 확대로 나타난 시장에서의 영향, 실제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영업흐름, 소비자 반응 등을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필요하다면 정책의 미세 조정도 가능할 것이다.
이와 함께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수수료 인하로 얻는 경제적 이익과 간편결제업계가 경쟁해서 내놓는 신규 서비스나 결제 방식 개선 등으로 얻는 시장 효율성과 소비자 편리 같은 사회적 이익 중 어느 쪽이 더 값진지를 따져보는 공론화 작업도 필요해 보인다.
나아가 대다수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정보 부족·협상력 부재로 인해 수수료 문제의 당사자가 아닌 대상으로만 자꾸 밀려나는 상거래 구조 자체에 대한 개선 노력도 정부 차원에서 필요하다. 자꾸 편리해진 시스템에 문제의 원인을 맡겨버리고, 정작 오랫동안 시장 구조안에 쌓여온 관행의 문제는 덮고 가려는 행정적 편의주의가 우리 사회의 큰 문제라 할 수 있다.
간편결제 수수료 공시 확대가 문제 해결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어야 한다.
이진호 기자 jho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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