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온플법, 민심용 밀어붙이기 안된다

여당이 22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지난 대선 10대 공약에 포함됐던 온라인플랫폼법(온플법) 입법에 시동을 건다. 법률안 2개 큰 줄기 중 독점규제법은 숙의 기간을 더 갖는 대신, 우선 거래공정화법부터 다수당 힘으로 풀어간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온플법 자체가 시장이든, 통상관계든, 여야간이든, 당정 관계에서든 어느 하나 충돌이 일어나지 않는 지점이 없다는 점이다.

이렇게 말썽 많은 법을 여당이 서둘러 처리 또는 풀어가려는 것은 대선 공약이었다는 명분이 가장 강하다. 약속했기 때문에 여당은 지켜야하는 것이고, 어떤 불합리가 노정되더라도 국정동력이 넘치는 집권초기에 돌파하겠다는 뜻이다.

온플법 중 거래공정화법은 △입점 판매자에 단체교섭권 부여 △판매 대금 14일 이내 정산 의무화 △중개 수수료 상한제 도입 등을 골자로한다. 국회가 우선 다루겠다고한 부분인 만큼, 구절구절 마다 정부 규제성이 짙다.

대형 플랫폼에서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소비자 분쟁이나, 사업자간 정산 피해 등을 예방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나 조치는 필요하다. 정부의 시장 관리 역할이기도 하다. 하지만, 중개수수료 상한제 같은 경우는 이게 과연 자유시장경제가 맞나 싶을 정도로 플랫폼기업의 자율과 경쟁을 저해하는 독소가 아닐수 없다.

소규모 식당과 카페 등 요식업주의 최대 관심사인 배달 플랫폼 수수료에 대해선 특히 여당의 강경론이 지배한다. 국회 논의에 앞서 당정협의를 벌인 공정거래위원회가 온플법 보단 외식산업진흥법 개정을 통한 배달 플랫폼 규제 방안을 들고 나왔지만, 기를 못폈다는 후문이다.

더 나아가 다음달 1일, 미국의 우리나라 상대 25% 상호관세 부과를 앞두고 끝까지 협상에 매달려도 모자랄 판에 굳이 여당이 앞장서 협상판을 자극할 수 있는 온플법을 강행하려는 것도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

물론 미국 정부와 정보기술(IT)업계가 주장하는 온플법의 비관세 차별 지적은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 오히려 미국 대형 플랫폼기업은 규제받지 않고, 우리나라 기업에만 가해지는 비형평적 규제가 현실적으로 더 큰 문제다.

국회 차원에서 온플법에 대한 합리·불합리성을 종합적으로 따져보고, 관련 업계의 의견과 고충을 충분히 들어서 하나하나 풀어가는 것이 맞다. 대통령 약속도 지켜져야겠지만, 온라인 플랫폼도 세금 내고 고용 창출하는 대한민국 산업의 한 분야다.

이진호 기자 jho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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