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전자가 미국 관세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테네시의 세탁기·건조기 생산 물량 확대를 준비한다. 고도의 원가절감과 운영 효율 확보 노력에 더해 현지 대형 유통채널과의 협의를 바탕으로 판매가격 인상도 검토한다.
LG전자는 24일 개최한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미국 관세영향 대응 전략을 이같이 공유했다.
김이권 LG전자 HS본부 경영관리담당 전무는 “관세 리스크를 회피할 수 있는 멕시코와 미국 생산거점을 최대한 활용하고, 일부 고율 관세가 부과되는 지역의 생산 제품은 스윙생산 기반으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며 “테네시 공장의 세탁기·건조기 생산 증가 물량은 미국 매출의 10% 후반대까지 커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또 “당장 관세 영향이 2분기에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나, 3분기부터 상호관세 부과가 시작되면 영향이 커질 것”이라며 “판가 인상 로드맵에 대해 미국 내 주요 유통 고객사와 협의를 마쳤고 시장 상황과 경쟁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하면서 필요 시 실제 인상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LG전자가 24일 발표한 1분기 매출은 22조7398억원으로, 1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조25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 감소했다.
LG전자는 1분기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좋은 웹OS 플랫폼과 가전구독 등 비 하드웨어 부문, 기업간거래(B2B) 매출이 증가해 수익구조 안정성을 높였다.
B2B 영역 매출 비중은 전년 동기 6조원에서 1분기 6조5000억원으로 7% 성장했고, 전체 매출 비중은 36%를 유지했다. 구독사업 매출은 지난해 1분기 4100억원에서 5600억원으로 36% 증가했다.
글로벌 관세 영향으로 실적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LG전자는 가전구독과 냉난방공조(HVAC) 등 영업이익 성장 기여가 높은 영역을 중심으로 고성장을 기대했다.
에어컨과 HVAC 사업을 담당하는 ES사업본부는 2026년 연간 매출 10조원 돌파와 두 자릿수 영업이익 달성 목표에 도전한다.
신동훈 LG전자 ES본부 경영관리담당 상무는 “올해 데이터센터향 칠러 등 수주 금액이 전년 대비 190% 이상 성장하는 게 목표”라며 “북미와 아시아에 집중해 수주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가전사업에서는 글로벌 사우스 시장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말레이시아 등 신규 국가에서 구독 적용을 확대하고, 중앙아시아·카리브 등 신시장 개척을 추진한다. 유럽에서는 ODM·JDM 모델을 활용해 볼륨존(보급형) 제품군을 확대하는 전략에 속도를 낸다는 복안이다.
LG전자는 인도 법인 기업공개(IPO) 시점에 대해서는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