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에이블리·카카오스타일·W컨셉 등 패션플랫폼은 최대 실적 기록
삼성물산 패션·신세계인터내셔날·LF·한섬·코오롱FnC 등 5대 패션기업 매출 하락
신진디자이너와 가성비 브랜드에 더해 AI로 맞춤형 상품 제안이 플랫폼 성장 견인
삼성물산 패션·신세계인터내셔날·LF·한섬·코오롱FnC 등 5대 패션기업 매출 하락
신진디자이너와 가성비 브랜드에 더해 AI로 맞춤형 상품 제안이 플랫폼 성장 견인

국내 패션업계가 '양극화'되고 있다. 불황에도 무신사, 에이블리, 지그재그 등 패션 플랫폼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패션 대기업은 대부분 실적이 뒷걸음친 점과 대비되는 모양새다. 내수 침체가 지속되면서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맞춤형 스타일을 제안하는 플랫폼이 소비 트렌드를 주도했고,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는 영향이 컸다.
7일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약 30% 성장한 3343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3년 전인 2021년(935억원) 대비 약 3.6배(258%) 성장했다. 같은기간 거래액도 2조5000억원을 기록하며 3년 전인 2021년(7000억원) 대비 3.6배 성장했다.
패션플랫폼들은 연이어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무신사, 카카오스타일, W컨셉 등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무신사는 연결 기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25.1% 증가한 1조2427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카카오스타일도 지난해 매출 2000억원을 돌파하고, 5년만에 흑자 전환하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LF를 제외한 국내 5대 패션 기업(삼성물산 패션·신세계인터내셔날·LF·한섬·코오롱FnC)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하락했다. LF도 지난해 매출은 3%가량 감소했다. 더욱이 실적 부진이 지속되면 주요 패션 대기업은 고용 규모도 줄이고 있다. 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패션업계의 올해 채용계획 인원은 1483명으로 지난해 채용인원의 3분의 1수준이다.
패션플랫폼이 실적 호조를 보인 것은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혹은 가성비 브랜드를 유치하고, 인공지능(AI) 초개인화 추천 기능을 고도화하며 고객 맞춤형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친 결과란 분석이다. 또한 뷰티, 리빙 등 카테고리 확장도 업황 부진을 방어할 수 있는 주요 요인 중 하나라는 평가가 나온다.
더욱이 시장 재편도 주요한 요인 중 하나다. 각 개성을 살린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로 개편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마뗑킴의 경우 매출액이 지난해 15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0% 늘었다. 마뗑킴 등 다수의 디자이너 브랜드를 소유한 하고하우스 매출액은 35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0%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 시장이 온라인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시기에 패션 플랫폼은 MZ세대가 좋아할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를 유치하며 젊은 세대를 공략에 성공한 것”이라며 “또한 불황에 패션플랫폼은 맞춤형 마케팅을 이어오면서 가성비 있는 상품을 소비자에게 적극 추천하고, 뷰티·리빙 등 카테고리 확장하며 외형을 빠르게 성장시켰다”고 말했다.
강성전 기자 castle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