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이 수소 생산 효율을 두 배 이상 끌어올린 초친수성 전극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대규모 그린수소 생산과 연료전지 산업에 적용되면 수소 에너지 경제성과 효율성을 크게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
경북대학교는 최상일 화학과 교수팀이 기존의 상용 전극보다 수소 생산 효율을 2배 높인 초친수성 전극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수전해 기술은 물을 전기분해해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핵심 기술이다. 여러 수전해 방식 중 '음이온 교환막 수전해(AEMWE)' 방식은 저비용으로 높은 수소 생산 효율을 기대할 수 있지만, 전극 표면에 기포가 쌓이는 문제는 성능 저하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어 왔다.
'니켈-철 나노입자'는 수전해 반응에 잘 알려진 촉매이나 기존에는 물과 친하지 않은 소수성 전극에 부착돼 원래의 성능을 잘 발휘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초친수성인 '티타늄 산화물 나노튜브' 위에 '다공성 니켈-철 나노입자'를 전착해 초친수성 전극을 제작했다. 이 전극은 전해질이 쉽게 달라붙어 수전해 중에 발생하는 수소와 산소 기포를 신속하게 제거해 수소 생산 효율이 크게 올라갔다.
개발된 전극을 적용한 AEMWE 장치는 1.80V의 전압에서 1.67A/㎠의 높은 전류 밀도로 기존의 상용전극보다 2배 이상의 수소 생산 성능을 보였으며, 80°C의 가혹한 구동 환경에서 1500시간 이상 안정적으로 작동했다. 연구팀은 티타늄 산화물 나노튜브가 보유한 초친수성 특성이 수소 생산 성능과 안정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최상일 교수는 “지금까지는 수전해 성능 향상을 위해 주로 촉매 자체의 활성도를 높이는 연구에 집중되어 왔다. 하지만 촉매를 부착하는 전극 소재의 화학적 특성이 반응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연구도 필수적이다. 이번 연구는 초친수성 전극 소재의 성질을 최적화해 수소 생산 성능을 극대화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의 교신저자는 최상일 교수, 제1저자는 경북대 화학과 샤자한 샤이크 (Shajahan Shaik) 박사과정생, KIST 김정현 박사이다.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지원사업 및 기초연구실지원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최근 나노 재료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나노-마이크로 레터스(Nano-Micro Letters)' 3월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대구=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