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미세조류가 부유성 미세 플라스틱 침강시켜

KIOST, '헤테로시그마 아카시우' 미세 플라스틱 침강 과정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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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테로시그마 아카시우가 미세 플라스틱 거동에 미치는 영향을 표현한 모식도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원장 이희승)은 바다 적조를 일으키는 해양 미세조류가 부유성 미세플라스틱의 응집과 밀도를 높이고, 바다 속 침강까지 이르게 한다는 사실을 규명해 국제학술지에 게재했다고 26일 밝혔다.

게재 논문명은 '헤테로시그마 아카시우가 미세플라스틱의 환경거동(응집·침강·재부유)에 미치는 영향'이다.

연구 주역은 백승호·임영균 KIOST 연구팀이다.


연구팀은 먼저 해양 미세조류가 바다에 떠다니는 부유성 미세플라스틱의 침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정했다. 이어 여름철 우리나라 해안에서 적조 현상을 일으키는 미세조류 '헤테로시그마 아카시우(Heterosigma akashiwo)'가 부유성 미세플라스틱의 거동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헤테로시그마 아카시우'는 세포 바깥으로 점액성 물질(EPS, Extracellular Polymeric Substances)을 분비하고, 이 분비된 점액성 물질이 부유성 미세플라스틱과 엉겨 붙으면서 밀도를 높이고 무거워져 바닷속으로 가라앉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대표적 플라스틱인 폴리에틸렌(PE)과 폴리프로필렌(PP)을 선택해 크기와 밀도 차이에 따른 침강률도 분석했다. 그 결과 '헤테로시그마 아카시우'로 인해 응집된 미세플라스틱은 재질이 무거울수록 바닷속으로 더 쉽게 가라앉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응집체 침강속도는 평균 63m/day로 미세플라스틱의 크기와 밀도에 따른 유의한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해저면의 차갑고 어두운 환경을 모사해 해저면으로 침강한 미세플라스틱 응집체가 박테리아에 의해 분해된 후 다시 해수면으로 뜰 수 있는지도 확인했다. 가라앉은 응집체 표면에는 수많은 박테리아가 존재했지만 분해에 의한 재부유 현상은 관찰되지 않았다. 이는 부유성 미세플라스틱이 지속적으로 침강할 경우 장기간 축적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백승호 연구원은 “해양 미세조류가 부유성 미세플라스틱을 응집·침강시키는 과정을 정량적으로 분석하고 학술적으로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며 “해양환경 내 미세플라스틱 유입과 발생, 거동을 정확하게 평가, 예측할 수 있는 연구를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해양수산부 '해양 미세플라스틱 유입·발생 및 환경거동 연구'사업의 일환이다.


부산=임동식 기자 dsl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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