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춘천의 '감자빵', 대전의 '성심당', 강릉의 '테라로사'
우리나라 로컬브랜드로 지역 특색을 기반으로 한 생활밀착형 창업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라 할 수 있다. 로컬브랜드 성공은 독특한 아이디어나 가격 대비 우수한 품질 또는 창업자의 독창적인 서비스 제공 방법 등이 큰 역할을 하면서 오늘날 지역 경제의 핵심이 됐다.
특히 최근에는 저출산·고령화, 비대면 경제 확산 등 사회적 변화가 소비 트렌드뿐 아니라 창업 패러다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소비자들은 제품 자체는 물론이고, 나아가 지역 문화와 스토리를 담은 브랜드 경험을 선호한다. 그 결과 지역 특성을 살린 생활밀착형 창업이 지역경제에 있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중요한 성장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독특한 아이디어와 품질, 서비스 제공 방법만으로는 창업의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 창업 초기 단계부터 이들 아이디어와 품질, 서비스 제공 방법 등을 상표권이나 특허권 같은 지식재산권(Intellectual Property Rights)화해 자신만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브랜드 정체성을 지키고 제품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며 유사 업종 다른 경쟁자의 추격을 미리 방지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있어 지식재산권에 버금가는 것이 아직 없기 때문이다.
2020년 출시된 춘천 '감자빵'은 지역 특산물인 감자를 활용한 독창적인 창업 모델로 시작했지만, 초기 특허, 상표 등 지식재산권을 확보하지 않아 위기를 겪었다. 동종 다른 업체의 유사 제품 판매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지역 '감자빵'은 시장에서 사라지는가 했는데 우여곡절 끝에 브랜드를 지킬 수 있었고 성장을 이어갔다. 지역 기반 창업자에게 사업 초기 지식재산권 확보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한국발명진흥회는 전국 26개 지역지식재산센터와 함께 로컬브랜드로 성장하길 기대하는 소상공인의 성공적인 창업을 지원하는 다양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지역 소상공인의 상표, 디자인, 레시피 특허 등을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도록 컨설팅을 통한 지식재산권 등록을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소상공인 지식재산(IP) 역량 강화 사업'은 2020년 방송 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소개된 포항의 '덮죽' 사건을 계기로 시작됐으며 지난 3년간 1만2000건 이상 전국 소상공인·전통시장 상표, 디자인 등의 지식재산권 등록을 돕는 성과를 내는 등 앞으로 많은 로컬브랜드가 창출될 수 있는 기초를 마련했다.
아직 갈 길은 멀다. 소상공인이 속한 중소기업 그룹이 보유한 기업당 등록된 IP 건수는 대기업·중견기업 그룹에 비해 확연한 열세에 있을 뿐 아니라 2023년 특허청 출원 통계를 기준으로 볼 때 우리 중소기업 1개 업체당 1년에 상표, 디자인, 특허 등 IP를 출원하는 건수는 0.03건으로 추정된다. 소상공인이야 말할 필요가 없이 더 난감한 실정이다.
한국발명진흥회는 많은 소상공인이 지식재산권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지식재산권을 활용해 지역을 대표하는 로컬브랜드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올해에는 '소상공인 IP 창출 지원 사업'이란 이름으로 지식재산권 확보를 통한 로컬브랜드의 탄생을 지원한다.
소상공인 소망인 로컬브랜드로의 성장에 지식재산이 확실한 성공의 열쇠가 될 것임을 약속드리며, 지식재산을 통해 지역경제가 활력을 더하고 나아가 전 국민이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되는 행복한 세상이 되기를 기대한다.
김시형 한국발명진흥회 상근부회장 prshkim@kip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