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을 둘러싼 미·중 패권 전쟁이 다시 불붙었다.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저비용으로 고성능 AI를 구현한 데 이어, 중국 최대 이커머스 기업 알리바바가 오픈AI와 메타를 뛰어넘는 AI를 발표했다.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29일 AI 모델 '큐원(Qwen) 2.5-맥스'를 출시하며 “20조 개의 토큰을 넘는 데이터로 사전 훈련을 했고, 오픈AI의 GPT-4o, 딥시크-V3, 메타의 라마(LLaMA) 3.1-405B를 거의 모든 영역에서 능가한다”고 주장했다.
딥시크가 미국 빅테크 기업의 100분의 1 수준의 개발비로 AI 모델을 선보이며 실리콘밸리에 충격을 안긴 가운데, 또 다른 고성능 중국 AI가 출격한 것이다.
중국발 AI 등장에 미국은 경계감을 드러냈다.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는 중국 AI 성능을 분석하기 위한 '워룸(War Room, 전담팀)' 4개를 꾸렸으며, '챗GPT' 개발사인 오픈AI는 딥시크의 데이터 무단 유출 여부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또 블룸버그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AI 반도체 1위 엔비디아의 대중국 수출에 추가 제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저사양 AI 칩만 수출할 수 있도록 했으나 중국이 저성능, 저비용으로 AI를 구현해 규제를 다시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산업계에서는 미·중 AI 패권 전쟁이 향후 수개월 내로 더욱 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AI 기술은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으며, AI가 단순 경제 문제가 아니라 국가 안보와 글로벌 패권이 걸린 핵심 기술이 되고 있다.
미국 주요 싱크탱크인 정보기술혁신재단(ITIF)은 보고서를 통해 “AI, 양자컴퓨팅, 로봇공학 등 첨단 산업 분야에서 중국이 미국을 추월하거나 따라잡는 강력한 글로벌 경쟁자로 부상했다”며 정부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미·중 패권 경쟁에 뒤처지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미래 산업의 핵심인 AI에서 뒤처지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며 “글로벌 AI 3강이라는 목표를 세운 우리로서는 심각한 위기”라며 대응책을 촉구했다.
구글 출신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도 “AI는 이제 기초과학, 국방, 교육, 의료, 법, 문화체육, 금융, 경제 등 국가의 미래를 좌우하는 기술 이상의 권력이 되고 있다”며 “'인공지능 기본법'을 시작으로 체계적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명희 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