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올라탄 SK하이닉스, 영업익 23.4조 새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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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창사이래 최대실적 달성
메모리 슈퍼 호황기 뛰어넘어
HBM 4.5배이상 성장세 주목
AI 투자 지속…올해 2배 전망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SK하이닉스 실적 추이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메모리로 국내 반도체 산업사에 새 기록을 작성했다.

SK하이닉스는 23일 연결 기준 2024년도에 매출 66조1930억원, 영업이익 23조4673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1983년 반도체 사업에 진출한 이후 역대 최대 실적이다. 매출은 기존 최대치였던 2022년(44조6216억원)보다 21조원 이상 초과했고, 영업이익도 메모리 초호황기였던 2018년(20조8437억원)을 뛰어 넘었다. 영업이익률은 35%를 기록했다.


신기록 배경에는 단연 AI 메모리가 자리했다. 그래픽처리장치(GPU)와 함께 패키징돼 AI 서비스를 구현케 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가 전년 대비 4.5배 이상, 날개 돋친 듯 팔려 성장을 견인했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전체 D램 매출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4분기 기준 40% 이상으로 급증했다. 또 AI 서버 투자 확대에 따라 데이터 저장 및 처리 속도가 빠른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매출도 4배 이상 늘며 성장을 주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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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실적 추이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삼성전자 메모리 부문을 추월한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 등 시장 분석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메모리 사업 실적은 매출 84조~85조원, 영업이익 17조~20조원이다. 매출은 삼성전자가 앞섰으나 SK하이닉스는 고부가 제품인 HBM 효과로 세계 최대 메모리 업체인 삼성전자를 수익성에서 앞선 것으로 추정된다.

SK하이닉스는 올해도 AI 투자가 지속되면서 AI용 메모리가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 성장률은 비트 기준으로 D램 10% 중반대, 낸드플래시 10% 초반대 증가를 점쳤다. HBM 매출은 전년 대비 2배 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 측은 “올해 상반기까지 HBM 제품 내 HBM3E 비중을 50%까지 늘리고, HBM4 12단 제품 개발과 양산 준비를 하반기까지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HBM4 16단은 내년 하반기 공급이 목표다.

아울러 HBM3E, HBM4에 사용하는 5세대(1b) D램과 DDR5, LPDDR5를 위한 4세대(1a) D램 생산비중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작년 4분기부터 가격하락이 시작된 DDR4, LPDDR4 등 구형(레거시) D램 비중은 기존 20%에서 한자릿수로 축소할 방침이다. 낸드플래시는 eSSD를 제외한 다수의 제품에서 수요 개선이 지연됨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기로 했다.

설비투자(Capex)는 수익성이 확보된 제품 위주로 집행해 나갈 예정이다.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인프라 투자는 큰 폭으로 늘린다는 방침에 따라, 청주 M15X 팹(Fab)을 올해 4분기 가동하고, 2027년 2분기부터 운영할 용인 클러스터 1기 팹도 조만간 착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CFO)은 “지난해 고부가가치 제품 매출 비중을 크게 늘리면서 시황 조정기에도 과거 대비 안정적인 매출과 이익을 달성할 수 있는 사업 체질을 갖췄다”고 말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연간 고정배당금을 기존 1200원에서 1500원으로 25% 상향해 총 현금 배당액을 연간 1조원 규모로 확대했다.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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