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 난방비 절감…농진청, '에어로겔 다겹보온커튼'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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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로겔 다겹보온커튼이 설치된 농가 모습. (사진=농촌진흥청)

농촌진흥청은 겨울철 한파에 대응해 온실 난방비와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개발한 '에어로겔 다겹보온커튼'을 농가에 시범 보급하고 실용화에 나선다고 22일 밝혔다.

비닐온실은 에너지를 투입해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한 시설이다. 그러나 겨울철 난방비가 경영비의 20~30%를 차지해 농가 부담이 크다. 최근 이상기후로 인해 겨울철 한파가 자주 발생하고 있어 시설 난방비 절감 기술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대부분 시설재배 농가는 화학솜과 폴리에틸렌(PE) 폼 소재로 된 다섯 겹의 보온커튼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화학솜은 습기를 흡수하면 보온력이 떨어진다. 또한 아침에 커튼을 걷을 때 솜이 머금고 있던 찬 물방울이 작물에 떨어져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생장이 멈추는 순멎이현상을 일으킨다. 폴리에틸렌 폼은 투습도가 낮아 온실 안 습도가 높아지는 문제를 유발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농촌진흥청은 2018년 고성능 신소재인 에어로겔을 활용한 다겹보온커튼을 개발했다. 에어로겔은 나노 크기의 다공성 구조를 가진 물질로 매우 가볍고 단열성이 우수해 방위산업, 항공 분야 등에서 사용되고 있다.

연구진은 에어로겔을 흡수시킨 부직포를 가운데 두고 위아래로 마트지와 멜트블로운 부직포를 부착해 다섯 겹의 에어로겔 다겹보온커튼을 제작했다. 에어로겔 다겹보온커튼을 적용했을 때 똑같이 다섯 겹인 기존 보온커튼보다 난방비가 15~20% 절감됐다. 두께가 얇아 그늘도 덜 발생했다.

농촌진흥청은 2020년 특허를 등록하고 기업체에 기술이전 해 실용화 기반을 마련했다. 이어 2022년까지 신기술보급사업으로 전국 57개 농가에 에어로겔 다겹보온커튼을 보급했다.

예컨대 토마토를 1헥타르(ha)에서 재배하려면 한 달 기준 최대 2500만 원까지 난방비가 든다. 기존 보온커튼을 사용하면 1150만 원을 절감할 수 있는데 에어로겔 다겹보온커튼을 사용하면 절감액이 1375만 원까지 늘어난다. 에어로겔 다겹보온커튼 설치비는 제곱미터(m2)당 1만4000원으로 기존 다겹보온커튼보다 약 8% 비싸지만, 난방비 절감 효과가 커 1∼2년 만에 추가 비용을 회수할 수 있다.

농촌진흥청은 올해 농림축산식품부 지원사업 시행 지침 '에너지절감 시설 지원 단가표'에 에어로겔 다겹보온커튼이 포함되도록 해 농가 지원이 가능하게 했다. 앞으로 수명이 다한 기존 보온커튼을 교체할 농가들이 에어로겔 다겹보온커튼을 선택하도록 적극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다.

이승돈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원장은 “에어로겔 다겹보온커튼이 농가의 난방비 부담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지속 가능한 농업을 위해 다양한 신소재를 이용한 농업용 보온자재를 개발해 보급하겠다”라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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