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이 차별화된 비만 치료제를 기반으로 국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영권 분쟁 등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연구개발(R&D) 투자와 연구원 확충을 이어가며 혁신을 지속하고 있다.
최인영 한미약품 R&D 센터장이 1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 간담회에서 “경영권 분쟁이 있었지만, 신약 개발과 관련된 R&D 투자는 흔들림 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오히려 연구 인력과 예산이 늘어나며 새로운 모달리티 확장과 파이프라인 강화를 위한 노력이 더욱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미약품은 비만 치료제 파이프라인으로 '에페글레나타이드', 삼중작용제인 'HM15275', 지방은 감소하고 근육량을 증가시키는 'HM17321' 등을 개발하고 있다.
최 센터장은 “한미약품의 비만 치료제 시장 진입은 늦지 않았다”라며 “지방이 빠지면 근육 손실도 오는 부작용을 개선했다”고 말했다. 이어 “비만으로 발생하는 각종 동반질환을 치료·개선하는 확실한 '차별점'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장기 지속형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GLP-1) 유사체다. 한국인의 체형과 체중에 맞춘 비만 치료제로 국내 임상 3상이 진행 중이며, 2026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미약품이 '차별화'로 내세우는 파이프라인은 삼중작용제와 'HM17321'이다. 삼중작용제는 GLP-1, GIP, 글루카곤 등 세 가지 수용체를 동시에 타깃해, 근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25% 이상의 체중 감량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현재 미국에서 임상 1상이 진행 중이고, 올해 임상 2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HM17321'는 지방을 선택적으로 감소시키면서 근육량을 증가시키는 신개념 비만 치료제다. 기존 GLP-1 기반 약물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인다.
최 센터장은 “기존 비만 치료제는 체중 감량과 함께 근육 손실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한미약품의 삼중작용제는 이를 방지하며 대사질환 개선 효과까지 겸비하고 있다”라며 “비만 치료제의 새로운 기준을 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약물은 위장관 부작용이 없는 점에서도 기존 치료제 대비 강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만 치료제와 디지털 치료기기(DTx) 융합도 추진한다.
최 센터장은 “비만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생활 습관으로 이를 관리하는게 중요하다”라며 “환자의 규칙적 생활과 운동 등을 돕는 디지털 기술과 비만치료제를 접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서 3상 임상 중인 에페글레나타이드가 2026년 하반기 출시되면 이후 DTx와 연계해 앱을 출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샌프란시스코(미국)=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