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이 “2025년은 진정한 변화를 만들어내야 하는 시간”이라며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는 절박함으로 성과 창출에 몰입하겠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16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4세대 OLED TV 패널' 기술 설명회에서 올해 경영 키워드로 '점프'(J·U·M·P)를 제시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해 LG디스플레이가 반전 기회를 마련했다고 한다면 올해는 이를 기반으로 도약하는 한 해로 만든다는 의미에서 정했다”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매출 26조6153억원, 영업손실 560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2023년 대비 24.8% 늘었고, 영업손실은 77.7% 줄였다.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을 덜어내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개선한 효과로, 지난 4분기에는 1년만에 분기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형 OLED 수요 부진 등으로 완전한 '턴어라운드'는 아직이다.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이 '도약의 해'로 만들겠다고 한 건 올해 연간 흑자전환을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사장은 키워드에 대해 “올해는 반드시 흑자 전환해야한다는 절실함을 담았다”고 말했다. 이어 “차별화된 기술과 제품을 선제 발굴해 고객 가치에 대응하고, OLED에 집중해서 차별화된 기술 바탕으로 시장을 선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JUMP는 △변화를 위한 적기(Just in time) △차별적 가치(Unique value) △시장 선도(Market leadership) △파트너십(Partnership) 앞 글자를 딴 것이다
정 사장은 올해 사업환경에 대해서는 지난해처럼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인공지능(AI)과 같은 기회가 있지만 현실화가 간단하지 않다”면서 “지난해 개발, 원가 경쟁력, 품질 등 기반을 다지는 데 공을 들였고, 올해도 차별화된 역량을 발전시켜 의미있는 성과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날 적·녹·청(RGB) 소자를 독립적인 4개 층으로 쌓는 '4스택 탠덤' 기술을 적용해 휘도를 업계 최고 수준인 4000니트로 구현한 TV용 OLED를 선보였다.
LG디스플레이가 WOLED 발광층을 4스택으로 구현한 것은 처음이다. 기존에는 에너지 파장이 짧은 청색을 두 개 층으로 쌓고 그 가운데 황색 층을 넣은 청색-황색-청색의 3층 구조였다. 4세대 기술은 황색을 적색과 녹색으로 나눠 각각 독립된 층에 배치, 청색-녹색-청색-적색 순으로 쌓는다.
발광층을 한 층 추가하면서 빛의 양이 증가해 최대 휘도 4000니트를 구현했고, 녹색과 적색을 독립된 층으로 분리해 색 순도를 높여 컬러휘도도 2100니트로 향상시켰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각각 지난해 공개된 3세대 OLED보다 33%, 40% 향상된 수치다.
이진상 LG디스플레이 연구위원은 “녹색과 적색을 분리해서 배치함으로써 더 밝은 화면을 구현하고, 색 표현도 더 선명하게 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반사되는 빛을 상쇄시키는 특수 편광필름도 자체 개발해 적용했다. 화면이 외부 빛 반사로 뿌옇게 표현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내·외부 빛 반사를 99%까지 줄여 대낮에 거실(500럭스)에서도 불이 꺼진 영화관에서 보는 것처럼 빛 반사 없는 완벽한 블랙을 구현한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양산하는 최상위 라인업에 4세대 OLED TV 패널을 탑재할 계획이다. 향후 게이밍 OLED 패널에도 4스택 탠덤 기술을 확대 적용한다.
강원석 LG디스플레이 상무는 “(4세대 OLED 패널은) 프리미엄 프리미엄급 TV에 적용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현재 TV에서 OLED로 42~97인치와 8K 해상도까지 풀라인업을 구축한 것은 LG디스플레이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4스택으로 발광층을 쌓으면 재료 사용량이 늘어나서 재료비는 일부 올라가지만 지난해 운영비용 등 원가절감 활동을 통해 소비자가 수용한 가격대에서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