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고용보험 상시가입자 수 증가폭이 2020년 5월 이후 55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경제 불황이 경기 후행지표인 고용지표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고용보험 상시가입자는 1531만1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15만9000명(1.1%) 증가했다.
전년 대비 증가 폭은 둔화 추세로, 2020년 5월 15만5000명이 증가한 후 55월만에 증가 폭이 최저치를 기록했다. 12월 기준으로 비교하면 2003년 12월 5만3000명 증가한 후, 21년만에 최저다.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 폭은 11월 18만9000명에서 12월 15만9000명으로약 전월대비 증가 폭이 3만명 정도 둔화됐다. 가장 크게 둔화된 산업은 사회복지 서비스업이고 그 중 비거주 복지시설에서 약 3만명대 감소했다. 정부 일자리, 직접 일자리 사업 중 시장형 일자리 사업들이 올해 크게 확대됐었는데 연말에 고용계약이 종료된 영향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
연간으로 보면 지난해 고용보험 가입자수는 1536만명으로, 전년 대비 23만6000명(1.6%) 증가했다. 이는 1997년 고용보험 행정 통계 집계 이래 최저 증가 폭이다.
천경기 고용노동부 미래고용분석과장은 “고용보험은 신규 가입이 되는 16∼64세 취업자는 계속 줄고 가입이 되지 않는데 65세 이상 취업자만 늘고 있다”며 “이는 15∼64세 중심으로 인구가 감소하는 데 따른 것이라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앞으로도 과거처럼 큰 폭으로 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조업 가입자 수는 386만2000명으로 식료품, 자동차,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증가했으나 섬유, 의복·모피 업종 등은 감소했다. 다만 고용허가제 외국인 당연가입 증가분을 빼면 제조업 분야에서 8000명이 감소한 것으로, 제조업 내국인 가입자 감소세는 15개월째 이어졌다.
이날 브리핑 현장에서 지난달 12·3 비상계엄과 이에 따른 탄핵 정국이 고용보험 가입자 숫자에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천 과장은 “일단 고용보험 상시가입자 중심으로 하다 보니까 어떤 정치적 이슈 때문에 고용보험 가입자가 크게 흔들리는 것은 관찰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통계청이 경제활동인구를 발표한다면 자영업자 쪽이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