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2명이 각각 20세, 26세의 젊은 병사로 파악됐다. 이들은 훈련을 위해 파견됐다고 알고 영문도 모른 채 전쟁에 투입됐다고 진술했다.
12일(현지 시각) 영국 BBC·미국 CNN 등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북한군 포로 2명을 심문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지난 9일 우크라이나 특수군(SBU)과 낙하산병에 각각 생포된 북한군 포로는 각각 2005년, 1999년생의 20대 젊은 청년이다. 영상에서 통역사가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은지 묻자 한 병사는 고개를 끄덕였고, 또 다른 병사는 우크라이나에 머물고 싶다고 답했다.
두 사람 모두 러시아어와 우크라이나어 모두 하지 못해 한국 국가정보원(국정원)과 협력 중인 한국인 통역사 도움을 받아 조사를 받고 있다고 SBU는 전했다.
손을 다쳐 붕대를 감은 북한 군인은 2005년생으로 지난 2021년부터 소총병으로 복무를 시작했다. 그는 몽골에 가까운 투바 공화국으로 등록된 러시아 군인 신분증을 소지하고 있었는데, 이는 지난해 가을 러시아에서 받았다고 진술했다. 신분증에는 다른 사람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투바 공화국이나 모스크바가 통제하는 다른 영토에서 온 군인이라는 문서를 제공해 이들이 북한 군인이라는 사실을 숨기려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SBU는 그가 일주일 간 동맹국 상호 이용 훈련을 받았다고 진술했다며 “북한군이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치르기 위해서가 아니라 훈련을 받으러 갔다고 주장한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짚었다.
또 다른 포로는 턱에 부상을 입어 일부 답변을 서면으로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9년 출생한 북한군은 2016년부터 정찰 저격수로 복무한 것으로 추정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북한에서 포로로 잡힌 첫 번째 군인 외에도 의심할 여지없이 더 많은 군인이 있을 것”이라며 “우리 군대가 다른 군인을 포로로 잡는 것은 시간 문제일 뿐이다. 러시아 군대가 북한의 군사적 지원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