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獨 자동차 산업 위기, 韓에 기회될까

내연기관차 시대 기술력으로 세계 자동차 시장을 선도하던 독일 자동차 산업 위기가 한국 자동차 업계에 기회로 작용할 지 주목된다. 국내 자동차 업계는 상대적으로 중국 시장 의존도가 낮은 데다 전동화 시장 수요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중국 대신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생산망을 확대한 점도 향후 실적 호조가 기대되는 이유다.

세계 3위 완성차 그룹인 현대차그룹은 올해 3분기와 1~3분기 누적 영업이익 모두 2위인 폭스바겐그룹을 앞질러 수익성 톱2에 오를 것이 유력하다. 폭스바겐그룹이 중국 시장 부진 등으로 4분기 실적 반등을 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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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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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은 3분기 매출 69조4481억원, 영업이익 6조462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1~3분기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08조9081억원, 21조3681억원이다. 영업이익은 1위인 토요타그룹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토요타그룹은 한국의 3분기에 해당하는 2024 회계연도 2분기 기준 매출 11조4446억엔(약 107조3700억원), 영업이익 1조1558억엔(약 10조8400억원)을 기록했다. 1~3분기 누적 매출은 34조3550억엔(약 322조3000억원), 영업이익은 3조5768억엔(약 34조5500억원)이다.

폭스바겐그룹 3분기 매출은 785억유로(약 115조6100억원), 영업이익은 28억6000만유로(약 4조2100억원)다. 1~3분기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372억7900만유로(약 349조4500억원), 129억700만유로(약 19조원)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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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울산공장 수출 선적 부두.

현대차그룹은 2위 폭스바겐그룹 영업이익을 추월했다. 3분기와 1~3분기 모두 현대차그룹의 영업이익이 폭스바겐그룹보다 2조원 이상 많다. 현대차그룹이 보증 연장에 따른 충당금 반영으로 3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가량 줄어든 것을 고려하면 폭스바겐그룹과 실제 격차는 더 커진다.

다른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에서도 현대차그룹은 폭스바겐그룹을 앞선다. 현대차그룹 영업이익률은 3분기와 9.3%, 1~3분기 10.2%이다. 폭스바겐그룹은 각각 3.6%, 5.4%로 크게 뒤졌다. 토요타그룹의 영업이익률은 올해 3분기 10.1%, 1~3분기 10.4%였다.

다만 판매량에서는 폭스바겐그룹이 현대차그룹보다 우위를 지키고 있다. 올해 1~3분기 누적 판매량은 토요타그룹 717만7000대, 폭스바겐그룹 652만4000대 현대차그룹 539만5000대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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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

국내 대표 부품사들도 중장기 전략으로 해외 완성차 비중 확대를 선언했다. 현대모비스는 2024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완성차 대상 매출 비중을 2033년 40%까지 확대, 세계 3대 부품사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현대모비스는 전동화 기반 차량의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트렌드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전동화와 전장, 섀시·안전 등 경쟁력을 높여 시장지배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그룹의 2위 등극에 경쟁사의 부정 이슈가 작용한 만큼 향후 앞선 기술 개발로 자동차를 넘어 모빌리티 시장에서 확고한 선도적 위치를 점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구민 국민대 교수는 “폭스바겐과 토요타의 중국 시장 점유율 하락에 따라 현대차그룹이 부상하고 있지만, 앞으로 보다 많은 투자와 노력이 필요하다”며 “모빌리티 등 미래 기술에 대한 많은 연구개발(R&D) 투자와 정부 차원의 신흥 시장 지원 정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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