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미국 자동차 관세 부과에 따라 차량 판매 가격 인상 가능성을 드러냈다.
현대차는 딜러에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관세에 대응해 판매가 인상을 고지했다고 로이터통신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랜디 파커 현대차 미국법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현지 딜러에 보낸 서신에서 “현재 차 가격은 보장되지 않았고, 4월 2일 이후 도매 제품에 대해서는 변경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관세는 쉽지 않다”며 이런 가격 변경 검토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에 따른 것임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미국으로 수입되는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관세가 발효되면 현대차·기아가 한국을 비롯해 미국 외 지역에서 생산한 자동차를 미국으로 들여오는 비용이 크게 오른다.
지난해 현대차·기아의 미국 수출 규모는 101만5005대다. 이 가운데 현대차가 63만7638대, 기아가 37만7367대다. 파커 CEO는 “멕시코와 캐나다로부터 수입에 크게 의존하지 않는다는 건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우리는 미국 투자에 확실히 발을 디뎠다”고 강조했다.
다만 현대차 미국판매법인은 이와 관련한 공식 성명에서 “우리는 새로운 정책의 전개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장기 수익성을 보장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 전략을 계속 검토하고 있다”며 “현 단계에서는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지웅 기자 jw0316@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