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화물기 '쾅'… DHL 사고, 의도된 폭탄 테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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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 시각) 리투아니아 빌뉴스 국제공항 인근에서 발생한 화물기 추락 사고로 화재가 발생한 모습. 사진=엑스(@YourAnonCentral)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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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 시각) 리투아니아 빌뉴스 국제공항 인근에서 발생한 화물기 추락 사고. 사진=LRT 캡처

25일(현지 시각) 리투아니아에서 화물기가 주택가로 추락해 1명이 숨지고 3명이 부상을 입었다.

리투아니아 공영 방송 LRT에 따르면 이날 새벽 5시 반쯤 리투아니아 빌뉴스 부근에서 국제특송기업 DHL이 운용하는 화물기(스위프트에어 소속; 보잉 737-400 기종)가 공항에 착륙을 시도하던 중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출발한 화물기는 활주로에서 불과 1.3km밖에 떨어지지 않은 인근 주택가로 떨어졌다.

주민들은 무사히 대피했으나 승무원 4명 가운데 스페인 국적의 승무원 한 명이 현장에서 숨졌다. 다른 3명(리투아니아인 1명, 독일인 1명, 스페인인 1명)의 승무원은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당시 기상 환경은 안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빌니우스 항공 연구소 소속의 빈카스 슈니르푸나스는 “일상적인 작업 조건이었고, 이날 날씨가 조종사에게 큰 어려움을 주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투아니아 아루나스 파울라우스카스 경찰청장은 사고 원인에 대해 “기술적 결함이나 인적 오류로 인한 것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말하는 한편 테러 가능성에 대해 “배제할 수 없다”고 답했다.

리투아니아 정보기관인 국가안보부도 “사고 원인에 대해 결론을 내리기에는 너무 이르다”면서 테러 가능성이 없다고는 확답을 내놓지 않았다. 국가안보부 수장인 다리우스 야우니슈키스는 “러시아가 더욱 공격적으로 변하는 것을 확실히 인지하고 있으며, 외국 파트너들도 이같은 위험과 방해 행위 사례 또는 테러 위협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러시아, 벨라루스와 국경을 맞댄 리투아니아는 과거 러시아 제국과 소련의 지배 하에 있었던 나라다. 우크라이나가 무너지면 다음 타겟이 리투아니아가 될 것으로 예상되기도 한다. 친서방 노선을 따르며 우크라이나를 적극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로부터 테러 위협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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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7월 유럽에서 발생한 DHL 화물 발화 사건. 사진=월스트리트저널(WSJ) 캡처

올해 미국과 캐나다로 가는 화물기나 여객기 안에서 인화 장치로 인한 폭발 사건이 발생한 바 있어 의혹을 키웠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앞선 사고는 지난 7월 독일 라이프치히와 영국 버밍엄에서 각각 발생했다. DHL을 통해 미국과 캐나다로 운송되던 화물에서 불길이 치솟은 사건이다. 당시 마그네슘 기반의 가연성 물질이 이식된 전기 마사지기에서 불길이 시작됐다.

WSJ은 유럽 수사관과 정보 기관을 인용해 “방화 장치를 탑재하는 방법을 알아내기 위한 시험 운행으로 보인다”며 “러시아 대규모 음모의 일부”라고 전했다.

다만 이번 화물기 추락사고가 실제 테러와 연관됐는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 공항 측은 GPS 신호 교란은 없었다고 단언했다.

한편, 이날 항공기 사고 영상은 엑스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확산됐다.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여객기가 인근 주택가로 추락하며 큰 폭발을 일으켰다. 화면을 뒤덮을 정도로 강한 빛과 함께 폭발하면서 화재가 발생한 모습이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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