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수도 로마의 관광 명소 트레비 분수가 유지관리 공사에 들어간 가운데 텅 빈 분수대 앞에 관광객이 동전을 던질 수 있도록 간이 분수대가 설치돼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6일(현지 시각) CNN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로마시는 지난달 유지관리 공사를 위해 트레비 분수의 물을 모두 비웠다.
트레비 분수를 등지고 왼쪽 어깨 너머로 동전을 던지면, 횟수에 따라 한 번은 다시 로마에 돌아오고, 두 번은 평생의 연인을 만날 수 있고, 세 번은 연인과 헤어지게 된다는 등 여러 속설이 있다.
연말까지 분수대에 접근을 제한하기 위해 펜스를 쳤지만 관광객들은 물이 모두 빠진 빈 분수대안까지 동전을 던졌고, 그 안에서 보수작업을 하던 근로자들이 동전에 맞는 일까지 생겼다.
이에 시 당국은 작업자들을 보호하고 관광객들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지난 주말 분수대 바로 앞에 합판으로 만든 임시 수조를 설치했다.
임시 수조를 본 네티즌 일부는 “족욕하라는 거냐”, “어린이 수영장 같다”라고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으며, “그래도 색다른 경험을 했다”, “유지보수 공사가 필요하니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수조가 특이하긴 해도 좋은 생각”이라는 긍정적인 반응도 있었다.
로마 카피톨리노의 문화유산 관리 책임자 클라우디오 프레시체는 CNN에 “물론 일시적인 것”이라며 “임시 수조에 모인 동전은 분수대와 마찬가지로 가톨릭 자선단체 카리타스에 기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달부터 시작된 트레비 분수 공사는 내년 가톨릭 희년(Jubilee Holy Year) 기념 행사에 맞춰 마무리될 예정이다. 공사비 약 30만 유로(약 4억 6000만원)가 투입됐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