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GV90에 삼성SDI 배터리 실린다

각형 배터리 적용 개발 진행
대형 SUV 핵심 부품 공급
양사 전기차 협력 확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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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GV90 콘셉트카.

현대자동차그룹 대형 전기차 '제네시스 GV90'에 삼성SDI 배터리가 탑재된다. 현대차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최상위 모델이자 첫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핵심 부품을 삼성이 공급하는 것으로, 현대와 삼성의 전기차 협력 확대가 주목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GV90에 삼성SDI 각형 배터리를 탑재하기로 하고 개발을 진행 중이다. 프로젝트는 상당 수준 진척돼 배터리를 어디서, 얼마나 생산할 지 양산 계획까지 수립된 것으로 파악됐다.

GV90은 현대차가 2026년 1분기 출시를 계획하고 있는 차세대 플래그십 전기 SUV다. 현대차그룹의 2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M'을 사용하는 첫 모델이자, 국내 최초의 'F세그먼트(대형차)'에 해당돼 출시 전부터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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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PRiMX(프라이맥스) 배터리 이동근 기자 foto@etnews.com

당초 현대차는 SK온과 GV90 배터리 프로젝트를 진행해왔지만 안전성 강화를 위해 각형 배터리를 적용하기로 계획을 바꾸면서 삼성SDI와 손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각형 배터리는 사각형으로 된 알루미늄 케이스 안에 양극과 음극을 구현한 제품이다. 외부 충격에 강해 과자 봉지처럼 알루미늄 소재 안에 양극과 음극을 담고 있는 파우치 배터리보다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SK온은 파우치형 배터리만 양산하고 있고, 삼성SDI는 각형을 만들어왔기 때문에 현대차와 삼성SDI의 협력이 성사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에 삼성 배터리가 사용되는 건 GV90이 처음이 될 전망이다. 삼성SDI는 지난해 10월 현대차와 첫 전기차 배터리 공급 체결을 발표했다. 현대차가 유럽서 생산해 출시할 전기차에 삼성SDI가 배터리를 탑재하는 내용으로, 이는 2026년부터 공급이 시작된다. GV90은 2026년 1분기 출시를 목표해 GV90 배터리는 2025년 하반기 양산이 예상된다. 개발 과정에서 배터리 협력사가 달라지며 준비 기간이 짧아지자 삼성SDI는 출시 일정을 맞추기 위해 생산라인 구축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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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체코 프라하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한·체코 비즈니스포럼에 참석해 행사 시작 전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 GV90에 삼성 배터리가 탑재되면서 양사 미래차 동맹은 전보다 범위가 넓어졌다. 앞서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가 각각 GV90에 차량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납품을 확정한 바 있다. 현대 전략 차종 핵심 부품을 삼성이 공급하면서 현대차와 삼성의 미래차 동맹이 GV90에서 빛을 발할 전망이다.

국내 산업을 대표하는 두 그룹은 1994년 삼성의 자동차 사업 진출로 관계가 소원해졌다가 2020년 5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삼성SDI 천안사업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전격 회동한 이후 협력이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자동차가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으로 전장화되면서 양 그룹이 장점을 가진 분야에서 기술 협력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GV90 배터리 공급에 삼성SDI 측은 “고객사와 관련된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했다. 현대차 관계자 역시 “신차 프로젝트는 사전 공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 김지웅 기자 jw0316@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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