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목표로 잡은 건 꼭 이뤄내야 하는 성격입니다.” “타 시도와의 샅바싸움에서도 밀리지 않습니다.”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이같이 강조했다. 최근 영호남 6개 시도 광역 단체장이 동서 화합·동서 지역 균형발전이란 정치적 논리를 앞세워 '제2 중앙경찰학교 남원 설립' 공동지지 성명을 발표한 탓이다. 행정가로서 임기 동안은 도정에 무조건 집중한다는 소신으로 지역·정치색을 멀리해 온 김 지사 입장에서 유감을 넘어 불쾌할 정도다. 남원·아산·예산 등 3곳이 경찰학교 예비 후보지 경쟁을 벌이고 있다.
김 지사는 “지역 균형 발전은 수도권 대 비수도권 간 불균형일 뿐 충청과 영호남의 불균형 문제가 아니다”라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특히 “경찰학교 설립 예비 후보지는 오롯이 경찰 후보생 교육만을 위한 주변 시설을 놓고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며 “정치적 논리를 반드시 배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2년여 동안 도청 직원이 따라와 준 덕분에 무색무취하고 밋밋한 도정에서 역동적이고 파워풀한 도정으로 변화했다고 진단했다. 그 과정에서, 정부의 역대급 긴축재정에도 불구하고 도정 사상 최초로 국비 확보 10조 시대를 열었고, 시도지사 공약 평가에서 2년 연속 최우수 등급을 받을 수 있었다.
타 시도와의 경쟁에서도 천안과 홍성에 비수도권 최대 규모인 국가산단 210만평을 유치했고, 무기 발광 디스플레이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 금산 양수 발전소, 국립경찰병원 분원 유치 등 굵직한 국가사업들을 선점했다.
또, 충남대 내포 캠퍼스 유치, TBN 교통방송국 설립, 서산공항 본격화 등 그동안 방치됐던 도정 현안도 해결하고 있다.
충남은 지난 1일 '인구전략국'과 '건축도시국'을 신설하는 등 민선 8기 후반기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출산·돌봄 등 충남형 풀케어 돌봄정책과 외국인 인구 유입·지역안착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도 단위 최초로 건축 전담 조직도 만들어 명품 공공건축물 조성을 통한 지역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후반기는 전반기에 수립한 도정 중점 과제를 중심으로 구체적인 성과를 창출하는 데 집중한다. 중앙 정부의 정원 동결 기조를 유지하면서 인력 재배치를 통해 업무 효율성을 제고하고 조직 운영의 내실을 강화할 계획이다. 충남은 '2045년 탄소중립' 실현을 목표로 정부보다 5년 빠르게 대한민국 탄소중립을 견인할 계획이다.
-지난 2년간 충남 경제 활성화에 기여한 정책 성과를 꼽는다면.
▲올해 외자 유치 실적은 1조4320억원으로 비수도권 1위를 기록했다. 민선 8기 충남이 출범한 이후 국내외 200개 기업으로부터 총 22조8000억원의 투자 유치 실적을 달성한 점에 자부심을 가진다. 민선 7기 4년 동안 14조5000억원 대비 157%를 초과 달성했다.
앞으로 50년, 100년을 내다보며 충남의 미래를 설계하고, 대한민국 경제산업지도를 새롭게 그려나가고 있다. 스마트팜과 ICT융복합 축산단지, 스마트 양식장, 모빌리티 등 미래지향적 산업 모델을 도입,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농어촌 경제 활성화를 이끌고 있다.
충남·경기 행정구역을 넘어 초광역 경제권을 형성하고, 대한민국 미래 경제를 책임질 '한국형 실리콘밸리'인 베이 밸리를 조성하고 있다.
전국 최초로 탄소중립경제특별도를 선포하고, 수소에너지·신재생에너지 등 탈화석연료를 위한 에너지 전환 정책과 산업구조 개편, 연구개발(R&D) 기관 유치 등을 통해 기회와 활력이 넘치는 힘쎈 충남을 실현해 나가고 있다.
이를 통해 일자리 창출은 물론, 지역 경쟁력을 한층 더 높여 충남의 미래 발전과 역동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자 한다.
- 올해 최초로 국비 10조원 시대를 열었다.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완료 등 이유로 어려움이 있지만 민선 8기 핵심 공약 실현을 위해 과감하게 2025년 국비 11조원 확보를 목표로 설정했다.
무기 발광·바이오 등 미래 전략사업과 탄소중립도시, 스마트 농어업 등 핵심 사업을 발굴하고 서천특화시장 재건축, 원예 치유박람회 등 현안 사업을 구체화해 2025년도 정부 예산안에 전년도 확보액 대비 5668억원을 초과한 10조7798억원을 이미 확보했다.
이달 말부터 오는 12월 국회에서 정부예산을 확정할 때까지 충남의 요구가 반영될 수 있도록 상임위와 예결위 등 국회를 설득할 계획이다. 정부안 미반영 사업과 증액 필요 사업을 최종 반영하도록 행정력을 집중해 '정부 예산 11조원' 달성에 총력을 기울이겠다.
지역 국회의원과 국비 반영 전략을 공유하고 보다 공고한 협력 체계를 구축해 2025년도에도 도민이 체감하는 사업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충남은 에너지 전환, 산업구조 재편 등 다양한 도정을 펼치고 있다.
▲충남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탈석탄 에너지 전환과 산업구조 재편, 생활 속 탄소중립 확산, R&D 기관 유치 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있다. 기존 태양광, 풍력 중심의 신재생에너지 외에 수소에너지, 양수발전, 축산바이오가스 등으로 에너지원을 다변화하고 있다.
또 화력발전소, 석유화학단지, 제철 등 고탄소 산업구조에서 수소, 이차전지, 최첨단 모빌리티,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저탄소 산업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
에너지 전환과정 속 지역경제 위축, 일자리 문제 해소를 위해 '석탄화력발전소 폐지지역 지원 특별법' 제정으로 국가재정 투입을 견인할 계획이다. 현재 22대 국회 여야 6명 국회의원을 통해 특별법안을 발의해 빠른 시일 내 제정을 가시화하는 데 힘쓰겠다.
생활 속 탄소중립 실천 확산을 위해 전국 최초로 '1회용품 없는 공공기관'을 추진했다. 15개 시군과 44개 기업, 102개 종교계와 시민사회단체까지 범 도민 동참을 끌어냈다. 반년 만에 청사 내 종이컵 61만개, 플라스틱 쓰레기 50%를 감축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농업·농촌의 구조개혁을 위한 방향과 전략은.
▲충남은 복지도 산업도 아닌 농업에서 연 5000만원 이상의 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돈 되는 농업'으로 구조와 시스템을 바꾸고 있다. 임기 내 스마트팜 250만평을 조성해 9000명의 청년농을 양성한다. 적어도 3000명을 청년농으로 정착시킨다. 돈이 없어도 열정만 있으면 창농할 수 있도록 교육에서 금융, 시공, 경영까지 모든 지원체계를 구축했다.
또 경제 여건에 맞게 스마트팜을 할 수 있도록 임대형, 자립형, 분양형 등 다양한 모델도 마련했다. 고령 농업인에게 편안한 노후를 제공하고 청년층에게 농지 이양을 위한 '고령은퇴농 연금제'를 보완·강화할 계획이다. 헥타르당 농식품부가 연 480만∼600만원 그리고 충남이 350만∼500만원을 지원한다.
노·장년층이 어우러져 살 수 있도록 농촌리브투게더 500호와 청년보금자리 3개 지구, 실버홈 16개 지구도 구축하고 있다.
또한 사육부터 육·가공까지 원스톱으로 이뤄지고, 말끔한 양복을 걸치고 출·퇴근하는 ICT 융복합 스마트 축산단지도 조성한다. 2027년까지 예산 삽교읍 50만평에 3450억원을 투입, '농생명 융복합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해 스마트팜·그린바이오·6차산업을 연계하고, 농업혁신을 선도한다.
이를 위해 그린바이오 벤처캠퍼스 등 국비 1000억원 확보했고 보람바이오와 500억원대 투자협약을 지난 3월 체결했다.
또 2026년까지 서산 B지구 15만평에 3300억원을 투입, 전국 최대규모인 '충남 글로벌홀티컴플렉스'를 조성해 생산·유통·가공·정주·교육·커뮤니티 등 모든 것을 제공할 것이다.
-음식물 쓰레기와 재활용품 분리수거 제도의 도내 정착을 위한 노력은.
▲충남은 도민이 재활용품 분리배출을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현대식 분리수거시설인 '클린하우스' 605개소를 설치했다. 매년 지속해 확대할 계획이다.
또 올바른 분리배출 문화 정착을 위해 도민을 대상으로 교육과 홍보를 지속해 실시하고 분리배출 전문가를 양성하고 있다. 이 외에도 종교계, 시민사회단체 등과 분리배출 생활화를 골자로 하는 업무협약을 맺고 도민참여를 이끌어내고 있다.
분리수거뿐만 아니라, 분리수거 후 재활용에도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우선 일차적으로 분리수거된 재활용품을 최대한 자원화하기 위해 4개 생활자원회수센터를 운영하고 있고 지속해 확충한다. 앞으로 폐기물의 고품질 자원화를 위한 '플라스틱 선순환 클러스터'를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최근 15개 시군을 방문해 도민과 직접 만났다.
▲취임 후 세 번째 시군 방문을 추진하면서 도민들과 격의 없는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지역 주민들이 제기한 다양한 문제와 개선 사항을 경청하면서 도정 운영 방향과 정책의 실효성을 재확인했다.
먼저 국비 10조원 시대 개막, 국내외 20조원 투자유치 등 민선 8기 전반기 성과를 공유하며, 도민과의 공감대를 형성했다.
도민과의 대화 시간에는 학생부터 어르신까지 다양한 주민들이 현안 사업, 생활 불편 사항 등 의견을 자유롭게 나눴다. 현장 건의 사항은 총 451건을 접수했다. 저출생 극복, 공공기관 유치 등 주요 사업뿐 아니라, 도로보수와 하천정비, 생활민원도 모두 도민들의 소중한 의견이라 생각한다. 빠른 시일 내 처리할 계획이다.
도민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도민들과 약속한 사항은 공약처럼 관리하고, 민원 사항은 현장에 나가서 이야기를 듣고 해결해 줄 것을 직원에게도 항상 강조하고 있다.
- 충남에서 외국인 유학생의 지역사회 정착 방안은.
▲항상 외국인 유학생들이 충남에 와서 공부만 하고 귀국하는 현행 시스템을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 고민해왔다. 높은 학비와 생활비, 비자 발급 제한 등 이유로 충남에 거주하는 유학생 중 지역 정착률이 낮기 때문이다. 충남 거주 유학생은 29개교 1만227명으로 전국 5위에 달할 정도로 타 지자체에 비해 적지 않다.
충남은 올해부터 졸업을 앞둔 유학생들이 기업에서 학습과 직무훈련을 병행하고, 졸업 후에는 훈련한 기업에 취업을 연계하는 외국인 유학생 활용 '충남형 일학습병행제'를 시행하고 있다. 내국인 학생에게 따르는 제조 현장실습을 유학생에게도 확대해 도내 제조기업의 취업연계를 지원하고 있다. 대학과 업체 정보교류·지원 플랫폼을 구축해 합법적 신고 절차 등을 지원하고 있다.
사실 도내 청년들은 양질의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향하고, 고령화와 중소기업 비중이 높은 충남은 산업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충남형 일학습병행제'는 이러한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돌파구가 될 것이다.
앞으로도 외국인 유학생의 학업 목적을 살리면서 도내 취업·정착 기회를 확대하는 방안을 지속해 발굴할 것이다. 지난달 법무부 장관을 만나, 외국인력 유치와 정착 지원을 위해 출입국·이민관리청 천안·아산 유치, 지역 특성에 맞는 비자 제도 설계(광역 비자 도입), 인구감소 지역을 위한 지역특화형 비자(F-2-R) 개선 등을 건의했다.
외국인과 유학생들이 충남에 안정적으로 취업하고 정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제도 개선과 지원책을 마련하겠다.
-공공기관 유치 성과와 공공기관 유치 계획, 충남혁신도시 발전 방향은.
▲충남은 혁신도시 후발주자다. 이에 프로스포츠의 드래프트제를 적용해 수도권 대형 공공기관의 우선 배정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환경관리공단, 체육진흥공단 등 44개 공공기관이 중점 유치 대상이다.
현재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MOU를 맺고, 건물이 없는 기관들이 바로 입주할 수 있도록 공공기관 합동 임대 청사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2025년 착수해서 3년 이내 완공을 목표로 한다. 약 3000억원을 투입해 고층 건물 4개 동 규모로 18개 기관 63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특히 지난 6월, 충청권 시도지사 만찬에서 대통령도 충청권에 공공기관을 많이 보내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지난 7월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도 충남에 드래프트제를 부여, 수도권 공공기관 이전 계획을 조속히 발표·이행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그 과정에서 충남은 공공기관 개별 이전, 충남지사 분리 등 유치 활동의 성과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과 축산환경관리원 이전, 도로교통공단 충남지부와 중소기업중앙회 충남지역본부를 유치해 냈다.
올해 9월 현재, 충남혁신도시 인구는 3만9470명으로 4만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앞으로 기반 시설 조성과 공공기관 유치에 역량을 더욱 집중하겠다. 홍성 국가산단, 예산 농생명그린바이오클러스터 등을 조성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충남대 내포 캠퍼스, TBN 교통방송, 과학영재학교, 홍예 공원 등을 통해 정주 여건 개선에도 박차를 가해 임기 내 정주 인구 5만명을 달성하겠다.
안수민 기자 sm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