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POSTECH)은 노준석 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전자전기공학과 교수, 기계공학과 통합과정 성준화 씨 연구팀이 가시광·자외선을 아우르는 영역에서 빛의 회전 방향과 색깔로 다양한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송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금융 거래나 데이터 전송 시 안전한 보안 기술과 위조 방지 능력이 필수다. 이와 관련해 빛을 나노 스케일로 제어하는 메타표면 기술이 주목받고 있지만, 가시광선부터 자외선까지 일관되게 작동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실리콘 질화규소(SiNx) 이중체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플랫폼(나노구조물)을 개발했다. 이 메타 플랫폼은 자외선과 가시광선 영역에서 고에너지의 빛을 받아도 쉽게 전도되지 않고 안정적이었으며, 최대 40도의 비스듬한 입사각에서도 효율적으로 작동했다.
또 연구팀은 이 새로운 플랫폼의 카이랄(chiral) 특성을 이용해 빛의 회전 방향(스핀)과 색상(파장)으로 정보를 효율적으로 전송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이 플랫폼은 빛의 스핀에 따라 빛을 다르게 흡수하는 원형 이색성이 자외선에서 0.95, 가시광선에서는 0.76을 기록하며 뛰어난 광학 성능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활용해 빛의 스핀과 파장을 열쇠처럼 사용하는 정보 해독 장치를 개발했다. 이 장치는 자외선에서 좌편광, 가시광선에서 우편광으로 각각 입력된 홀로그램을 구현할 수 있어 하나의 장치에서 두 가지의 스펙트럼 정보를 암호화할 수 있다. 위조 방지와 같은 높은 보안이 필요한 분야에서 유용할 전망이다.
노준석 교수는 “이번 연구는 넓은 파장 범위에서 다기능 메타표면 구현의 오랜 과제에 실질적인 해답을 제시했다”면서 “보안뿐 아니라 3D 디스플레이, 증강 현실, 고해상도 이미징 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홀딩스 N.EX.T IMPACT 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최근 재료과학과 응용 물리 분야 국제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스(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게재됐다.
포항=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