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활성화, 지역에서 찾자] 〈7〉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 “더 큰 변화를 향해 과감히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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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는 도지사가 된 후 꿈이 하나 생겼다. 전북의 청년들이 전북에서 일자리를 얻고 가정을 꾸리고 부모님 곁에서 오순도순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 꿈을 이뤄낸다면 지방소멸의 활로도 열릴 것이라고 확신한다. 김 지사가 이끌고 있는 민선 8기 전북자치도는 새만금투자진흥지구, 이차전지 특화단지, 기회발전특구 지정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 1년차에는 60개 기업으로부터 5조3511억원의 투자를 유치했고 2년차에는 70개 기업으로부터 7조4883억원의 투자 유치 성과를 거뒀다. 김 지사는 투자기업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밀착 지원하고 있다. '1기업 1공무원 전담관리제'를 통해 기업의 애로사항을 빠르게 해결하고, 사후 관리까지 체계적으로 지원하며 기업 환경을 개선하고 있다. 기회발전특구와 새만금투자진흥지구 등의 법인세 감면 혜택을 적극 활용해 바이오, 미래모빌리티, 방위산업 등 미래 신산업 중심으로 기업 유치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글로벌 생명경제도시'라는 비전과 '새로운 전북, 특별한 기회'를 브랜드 슬로건으로 선포한 김 지사를 만나 그동안의 주요 성과를 살펴보고 앞으로 계획과 과제를 들어봤다.

-임기 전반기를 보낸 소회는.

▲취임하면서 도민 앞에서는 겸손하고, 도정에는 성과를 내는 도지사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2년간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달려왔다. 어려움도 있었지만, 전북이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는 사실은 자랑스럽게 말씀드릴 수 있다.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과 전북특별자치도 출범 같은 큰 성과를 이뤄냈다. 도정의 성공은 도민 여러분의 성원 덕분이다. 광역자치단체장 직무수행평가에서 1위를 기록한 것도 그 성과 중 하나다. 앞으로도 도민 여러분의 신뢰를 바탕으로 전북경제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

-지난 2년 주요 성과와 후반기 주요 과제는.

▲일자리는 최고의 복지이자 지방소멸을 막는 가장 강력한 무기이다. 민선 8기 출범 이후 기업 유치에 전력을 다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지난 2년 동안 새만금투자진흥지구, 이차전지 특화단지, 기회발전특구를 지정하며 전북의 산업 기반을 강화했다. 1기업 1공무원 전담관리제와 환경단속 사전예고제, 세무조사 시기선택제 등 기업 친화적 정책을 도입해 기업 유치를 가속화했다.

130개의 기업이 전북에 13조원 규모의 투자를 약속했다. 특히 엘에스-엘앤에프(LS-L&F) 배터리솔루션, 삼성전자, 엘에스 엠앤엠 등 대기업 6곳이 전북에 3조8146억 원을 투자하며 고용 인원 2414명을 창출했다. 기업 유치에 더욱 속도를 내 4~5년 안에 6000 명 이상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방소멸 등 인구감소가 심각한데 대책은.

▲지방소멸 문제의 근본 원인은 결국 '일자리'이다. 매년 전북을 떠나는 청년들의 수가 8000~1만명에 달한다. 이들을 잡기 위해서는 양질의 일자리가 필수적이다. 전북은 우량 기업 유치, 도내 기업 경쟁력 강화, 창업 환경 조성 등 세 가지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고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스마트팜 창업을 원하는 청년들을 위한 교육과 지원이 큰 호응을 얻고 있으며, 수도권에서 전북으로 이주해 가족과 함께 정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임대보증금 지원도 미혼 청년으로 확대해 청년들이 전북에서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 바이오특화단지 유치에 실패했는데.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재생치료분야 바이오특화단지로 그 어떤 지역도 선택하지 않았다. 대신 2년 후에 지정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전히 기회의 문은 열려 있는 것이다.

보류 지정은 아쉽지만 이번 준비 과정 자체가 도내 바이오산업에는 획기적인 전환점이 됐다. 무엇보다도 전북 곳곳에 흩어져 있던 바이오산업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확인했다. 특화단지 지정을 준비하면서 도내에 27개 바이오 유관기관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 의대와 약대, 한의대 관련 학과도 인구 대비 가장 많아서 인적 인프라도 매우 뛰어나다.

이차전지 특화단지 때처럼 이번 바이오특화단지 지정 프레젠테이션(PT)에도 직접 나섰다. 올해에만 바이오기업 16곳을 유치했고, 앞으로도 연간 30여개 기업을 유치할 생각이다. 바이오기업 유치의 동력은 오가노이드 기반 원천기술 연구개발 과제 발굴과 국가예산 확보에 달려 있다. 여기에 역량을 좀 더 집중하겠다.

-새만금 이차전지 특화단지 발전 계획은.

▲새만금 이차전지 특화단지에 관련된 22개 기업이 전북에 투자 의사를 밝혔으며, 이 중 13개 기업이 이미 공장을 가동하거나 짓고 있다. 내후년 하반기에는 본격적인 양산 체제로 돌입할 것이다. 이차전지 특화단지는 광물가공과 리사이클링 중심의 산업으로, 새만금은 그 넓은 부지와 확장 가능성 덕분에 기업들의 최적지로 주목받고 있다.

2034년까지 100개 기업과 기관을 유치하는 것을 목표로, 기반시설 준비에 차질 없이 대응하고 있다. 실시간고도분석센터와 사용후이차전지센터 등 연구 인프라를 최대한 빨리 구축하고, 도내 대학과 특성화고를 통해 전문 인력 양성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시간은 새만금의 편이라고 생각한다. 이차전지 산업 육성의 길에 꾸준하게 나선다면 앞으로 10년 안에 '이차전지'하면 '새만금'이 자연스럽게 연상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새만금은 여의도의 140배에 달하는 광활한 땅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개통한 새만금 내부 십자형 도로를 달려보면 그 위용을 실감할 수 있다. 다른 지역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기업이 원하는 넓은 토지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새만금은 단순한 산업단지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정책과 산업의 테스트베드로,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핵심 거점이다.

-전북 탄소산업과 수소산업의 경쟁력은.

▲탄소산업과 수소산업은 전북이 선도하고 있다. 전북은 국내 최초로 탄소산업을 전략산업으로 육성해왔으며, 수소산업도 정부의 육성 로드맵 발표와 동시에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기본계획을 수립해 발 빠르게 대응했다.

탄소산업은 국내 최고의 경쟁력을 자랑한다. 효성첨단소재를 유치해 탄소섬유 대량 생산에 성공했고, 한국탄소산업진흥원이 전북에 위치해 있다. 비나텍, 일진하이솔루스 등 상장기업도 전북에 거점을 두고 있다. 최근 전주탄소소재국가산단이 기회발전특구에 지정되며, 기업 유치에 청신호가 켜졌다. 앞으로 탄소소재와 부품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고 연구기관들과 협력해 기술력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

수소산업은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기반으로 성장 중이다. 전북은 수소 상용차 생산지로, 수소저장용기와 연료전지 기업들을 보유하고 있다. 완주군에 조성 중인 수소특화산단에는 138개 기업이 입주 의사를 밝혔으며, 수소 생산과 소비 시스템도 갖춰가고 있다.

-디지털 금융과 농생명산업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구체적 플랜은.

▲국민연금공단과 기금운용본부 이전을 통해 금융산업을 본격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특히 금융산업의 디지털 전환에 맞춰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 환경을 조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디지털 금융의 핵심은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데이터 활용에 있다. 이를 위해 금융혁신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국민연금공단과 협력해 금융혁신 빅데이터 센터를 구축해 데이터 기반 사업화를 촉진하고 있다.

농생명산업은 전북이 큰 경쟁력을 가진 분야다. 농촌진흥청, 국가식품클러스터 등 50여 개의 농업 연구기관이 전북에 들어와 있고, 1800명 이상의 박사급 인력도 이곳에서 활동 중이다. 새만금 개발 면적의 30%가 농생명용지로 활용될 예정이며, 물류망도 확충되고 있어 산업 전망도 매우 밝다.

2026년까지 식품기업 매출 7조원 달성, 농가소득 6000만원 진입을 목표로 7조4000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전북의 강점을 최대한 살려 대한민국 농생명산업의 중심지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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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

-디지털 산업의 방향 및 세부사업은.

▲전북은 정보통신기술(ICT)과 소프트웨어(SW) 산업 기반을 확충하며, 주축산업인 농생명산업과 디지털 산업을 융합해 지속적인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이를 위해 디지털 산업 인프라 확충에 집중하고 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아토리서치 등 15개 기관과 함께 디지털 혁신센터 및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협약을 체결해 디지털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

특히,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협력해 디지털 인재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실무에 즉시 투입될 수 있는 핵심 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다. 디지털 혁신센터에 민간 벤처투자 기업을 유치해 창업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체계적인 성장 프로그램으로 벤처 캐피털 투자까지 이어지는 원스톱 시스템도 구축할 예정이다.

-자동차 산업 등 기존 주력산업의 혁신 방안은.

▲전북은 그린디지털 대전환과 탄소중립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맞아 주력산업을 혁신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자동차융합기술원, 현대자동차, 타타대우와 협력해 미래 상용차 전환을 선도하고 있다. 특히 내연기관에서 자율주행, 친환경차로의 전환을 지원하는 기반을 마련했으며, 올해 제정한 '미래자동차 부품산업 육성과 지원에 관한 조례'를 통해 관련 기업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농기계 산업도 지능형 농기계 실증단지를 구축해 글로벌 기술격차를 좁히고 있으며, 농업용 로봇 연구도 추진하고 있다.

조선업 역시 친환경 선박 패러다임 전환에 발맞춰 군산조선소의 재가동을 지원하고, 중소 조선소의 경쟁력을 높이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항공산업에서도 드론통합지원센터와 도심항공교통(UAM) 산업 육성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새만금특별지자체, 완주·전주 통합을 논의하고 있는데.

▲새만금을 위한 각 시·군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데는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 다만 군산, 김제, 부안의 상황과 견해 차이로 아직 협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만금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새만금특별지자체의 출범은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통해 국가 예산 확보와 국가기관 유치 등 다양한 연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현재 공동발전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며 이를 바탕으로 주민설명회를 열어 주민 공감대를 형성할 계획이다.

완주·전주 통합과 관련해서는 6000여 명의 완주군민 서명을 바탕으로 통합 건의서를 제출했고, 관련 법에 따라 7월 24일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에 이를 전달했다. 찬반 의견이 맞서는 상황에서 완주군민들이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폭넓게 의견을 수렴하고 분석하는 과정에 최선을 다하겠다. 최근 12번째 결실을 맺은 상생협력 사업도 꾸준하게 추진해 나가겠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어렵다. 지원과 대책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3고' 현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자금 지원책을 마련했다. 중소기업 육성자금 거치기간 연장사업은 경영난을 겪는 기업에 1년간 원금 상환 유예와 2.5%의 이차보전을 제공해 자금 부담을 덜어준다.

올해 처음 시행한 긴급경영안정자금은 대출 금리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낮은 이자로 대환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있으며, 최대 5억 원까지 지원한다.

중소기업 육성자금은 상반기에 1120억원을 326개 기업에 지원했고,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이다. 소상공인 지원도 강화해 유동성 공급 규모를 올해 1조37억원으로 확대했다. 이차보전 확대, 고금리 대출 전환, 대출 만기 연장 등을 통해 금융 부담을 줄이고 있다.

-마지막으로 공직자 및 지역민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전북은 지금 거대한 변화의 물결 속에 있다. 이차전지 특화단지와 새만금 개발, 이 모든 변화의 시작을 우리 손으로 열었고, 그 중심에는 공직자 여러분과 도민들이 계셨다. 여러분의 관심과 헌신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아직 갈 길이 멀다. 전북은 더 큰 변화를 향해 나아가야 하고, 더 과감히 도전해야 한다. 기업 유치, 신산업 육성, 지역 발전, 이 모든 과제가 우리의 몫이다. 전북의 역량과 잠재력은 이미 충분히 입증했다. 이제는 그 힘을 믿고, 더 특별하고 자랑스러운 전북을 함께 만들어가길 기대한다. 맨 앞에서 누구보다 빠르게, 힘차게 달리겠다.

전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