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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커스터디(가상자산 수탁) 산업이 고사 직전 기로에 놓였다. 반면 해외는 커스터티 산업을 대폭 키우고 있어 대비된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가상자산법) 2단계 입법 등으로 법인 투자 관련 규제가 명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에서 수탁 관련 가상자산사업자(VASP)인증받은 곳은 한국디지털에셋(KODA)와 한국디지털자산수탁(KDAC), 인피닛블록 등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법인·기관 투자의 가상자산 거래가 사실상 금지되면서 고객사를 확보하는 것이 어려운 실정이다.

정석문 프레스토 리서치장은 “법인 가상자산 매매가 자유로운 미국에서는 법인 커스터디 서비스 수요를 맞추기 위해 설립된 회사들이 실전을 통해 경쟁력을 키우며 성장하고 있다”면서 “국내 커스터디 회사들에는 성장 기회마저 주어지지 않아 기회비용과 잠재적 경제 효과 손실은 최소 조 단위일 것으로 추정한다”고 분석했다.

해외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파이어블록스는 설립 6년 만에 기업가치 약 10조에 달하는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다. 재무관리 및 다중 연산 기술(MPC) 등 보안 솔루션 제공으로 성장세를 탔다. 지난 2022년에는 5억5000만 달러(약 7623억원) 규모의 시리즈 E를 유치하며 기업가치는 80억달러(약 10조7160억원) 수준으로 평가됐다. 2023년 9월 기준 4조 달러 이상 거래를 확보하고 현재 2억개 이상 지갑을 생성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비트고도 기업가치 약 2조에 달하는 유니콘으로 등극했다. 다중 서명과 기준값서명(TSS) 기술로 미국·스위스 등 50여개국 이상에서 1500개 이상 기관에 수탁 솔루션을 제공 중이다. 전 세계 비트코인 20% 거래를 처리하고 있고 100조원 규모의 가상자산을 수탁 중이다. 지난해 1억 달러 규모의 시리즈 C를 조달하며 기업가치를 17억5000만 달러(약2조 3400억)평가 받았다.

두 업체가 계속 몸집을 키워나갈 수 있었던 것은 미국에서 법인 투자 허용 및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 등으로 기관 대상 서비스를 넓혀나갔던 게 주된 요인이다.

한 가상자산 수탁업 관계자는 “개인을 주요 고객으로 하는 거래소와 달리 법인만을 대상으로 하는 수탁사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면서 “원화와 가상자산 교환기능이 소수 거래소에만 집중되다 보니 수탁업체뿐 아니라 국내 거의 모든 가상자산 기업이 어려운 상황”이라 분위기를 전했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