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생성형 AI·로컬 콘텐츠로 'AI 검색' 주도권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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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네이버〉

오픈AI의 '서치GPT' 등 검색 특화 인공지능(AI) 서비스가 잇따라 출시되는 가운데 네이버가 생성형 AI와 로컬 콘텐츠로 검색 주도권 확보를 위해 나선다.

◇네이버, 고품질 로컬 데이터와 서비스 연계…AI 검색 우위 선점 기대

15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현재 PC에서만 사용이 가능한 '큐:(CUE:)'를 모바일로도 확대하고, 이미지 기반 검색 등 기능도 고도화할 계획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초기의 챗GPT를 넘어 검색에 특화된 다양한 생성형 AI 서비스들이 시장에 진입하는 가운데 네이버 역시 생성형 AI를 검색에 빠르게 도입했다”면서 “이를 통해 네이버의 강점을 극대화하면서 검색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강점인 생활밀착형 검색을 생성형 AI 기술과 결합하는 등 챗GPT와 구글보다 더 우수한 한국어 검색 품질을 제공하며 국내 검색 시장 주도권을 지속적으로 확보할 계획이다. 지난해 9월 자체 초대규모 생성형 AI '하이퍼클로바X(HyperCLOVA X)'를 검색에 접목해 출시한 서비스 큐:는 대화하듯 질의를 입력하면 AI가 구체적인 검색 의도를 파악하고 다양한 네이버 서비스와 연계해 특히 여행 계획 수립, 상품 비교, 로컬 및 상품 정보 검색에서 우수한 사용성을 보인다. 예를 들어, 음식 레시피를 검색하면 생성형 AI가 제공한 답변과 함께 '네이버 장보기'와 연계해 바로 주문 가능한 상품까지 구매할 수 있다. 적당한 장소를 찾는 질의에는 AI가 요약한 장소 정보들과 함께 예약까지 가능하다.

최근 챗GPT처럼 방대한 사전 학습 데이터를 주로 활용해 답변을 제공하는 것이 아닌 오픈AI의 '서치GPT', 퍼플렉시티AI의 '퍼플렉시티' 등 최신·로컬 정보 검색도 수행할 수 있는 검색 특화 생성형 AI 서비스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지식 습득과 업무·학습뿐만 아니라 생활 영역에서도 AI 검색의 영향력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지만, 검색 특화 생성형 AI는 AI 자체 성능뿐만 아니라 AI가 검색으로 가져오는 정보(콘텐츠)의 양과 질도 중요하다.

이 때문에 양질 콘텐츠가 부족하면 검색의 한계가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제 오픈AI의 서치GPT가 일부 사용자를 대상으로 공개된 이후, 음악 축제 날짜를 틀리게 알려주는 등 특히 로컬, 쇼핑 질의에서 여전히 '환각(hallucination)' 현상을 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챗GPT, 방대한 학습 데이터 바탕 전문영역 답변 제공…네이버 아닌 구글과 경쟁

네이버, 구글로 대표되는 전통 검색 시장을 위협할 것으로 예상됐던 첫 번째 생성형 AI 서비스인 '챗GPT(ChatGPT)'는 2022년 11월 출시 이후 국내 시장에서는 네이버보다는 구글의 강력한 경쟁자로 자리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월 공개된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의 '검색 트렌드 리포트 2024'에 따르면, 국내 사용자들은 구글과 챗GPT를 '지식 습득'과 '업무·학습'이라는 동일한 목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이는 챗GPT가 국내 검색 시장에서 구글의 대표적인 사용성이었던 '전문 정보 검색' 영역을 대체하고 있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챗GPT는 주로 방대한 '사전학습(Pre-Trained)' 데이터를 바탕으로 답변하는 방식으로, 다양한 분야 지식을 빠르고 보기 쉽게 제공한다. 특히 구글에서 전문 정보를 검색할 때 필요했던 '영어' 능력이 챗GPT에서는 더 이상 필수가 아니다. 과제·업무 등으로 전문 정보를 검색하는 10대와 20대 사용자에게 호응을 얻은 것으로 풀이된다.

◇네이버, 생활밀착형 검색 우세… 지도·장소, 금융·경제 검색 5년간 30%대 성장

네이버는 챗GPT 등 해외 서비스들이 제공하기 어려운 사용자 가치를 창출하며 국내 검색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해 선전하고 있다. 챗GPT가 첫 선을 보인 2022년 대비 올해 네이버 애플리케이션(앱)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약 65만명이 증가했다. 네이버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지도·장소, 금융·경제, 쇼핑, 어학 등 주요 주제 검색 건수는 5년 전에 비해 두 자릿수 비율로 증가했다. 특히 지도·장소, 금융·경제 분야 검색 건수 증가율은 30%대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제공하는 지역 정보, 국내 최신 경제 정보 등은 관련 사전 학습 데이터가 부족한 챗GPT가 환각 현상을 일으키기 쉬운 주제이며 그동안 국내 검색에서 구글도 정확하게 제공해오지 못한 정보”라면서 “네이버의 이러한 강점은 특히 코로나19와 같은 국가적 위기 상황에 신뢰도 높은 공익 정보를 빠르게 제공했고, 이는 생성형 AI 기반 검색이 강화되며 AI가 제공하는 정보 신뢰성이 더 중요해질수록 더 뚜렷한 강점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검색 시장에서 구글이 취하고 있는 '선택과 집중' 전략도 네이버에는 입지 강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달 발표된 번스타인 연구(Bernstein Research)에 따르면, 미국에서 Z세대(1997년~2012년 출생)가 더 이상 '구글링(Googling)'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고 '검색(search)'이라는 말을 일상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구글이 동사로서 위치를 상실하는 이른바 '디버빙(de-verbing)' 현상을 겪고 있다고 분석하며, 원인으로는 틱톡, 인스타그램, 챗GPT 등 검색 도구의 다변화를 지목했다.

반면 구글은 최근 자사 AI 검색 기능 'AI 오버뷰' 추가 출시 국가를 발표하면서는 한국을 제외하는 등 주력 시장인 영어 검색에 인력·지본을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구글이 지난해 5월 연례 개발자 행사 '구글 I/O'를 통해 AI 챗봇 '바드(Bard)'를 공개하며 영어에 이어 처음 출시하는 언어로 한국어와 일본어를 선택했던 것과는 다른 행보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