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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채상병 특검법,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 등을 논의하는 여야 대표 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민생 회복을 위한 정치를 다짐하면서도 구체적인 실현 방식에서는 차이를 드러냈다. 한 대표는 금융투자세(금투세) 폐지와 저출생 극복 법안 우선 처리, 에너지공동선언, 국회의원 특권 포기 등을 민생 과제로 제안했다. 반면 이재명 대표는 해병대원 특검법과 민생회복지원금에 대한 협의 가능성을 열어놓은 뒤 금투세 유예를 시사했다.

한 대표는 1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이 대표와의 회동에서 “자본시장의 밸류업 정책으로 자산형성의 사다리를 더 많이, 더 편하게 만들어야 한다”면서 “불합리한 상속세제 때문에 대한민국 기업이 기업활동을 중단하는 상황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금투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셈이다.

에너지 정책과 관련한 정치적·사회적 갈등을 줄이기 위해 '에너지공동선언'도 제안했다. 한 대표는 “오늘 회담을 통해서, 이 대표와 제가 에너지와 관련한 정치·사회적 갈등을 책임지고 해결하겠다는 다짐, '에너지공동선언'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아울러 저출생 관련 법안, AI 기본법, 촉법소년연령하향 등을 언급하며 “지난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한 국민의 안전과 민생에 관한 시스템 법안들도 우선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정치개혁 과제로는 불체포특권, 재판기간 중 세비반납 면책특권 범위 축소 등을 제안했다.

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쟁점 법안인 해병대원 특검법과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등과 관련해 여당과 추가 논의를 펼치겠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이 대표는 해병대원 특검법과 관련해 제3자 추천은 물론 수사 범위에 제보(증거) 조작 특검 등도 포함하는 방안을 수용하겠다면서 한 대표의 결단을 촉구했다. 이 대표는 “조건을 더 붙였는데 하자. 이제 결단해야 한다. 입장이 난처하겠지만 결단은 해야 한다”며 한 대표를 압박했다.

또 민생회복지원금에 대해서는 “현금지원이 아니고 몇 개월 안에 쓰지 않으면 소멸하는 지역화폐이자 경제 정책”이라며 “(여당이) 차등·선별 지원을 하겠다면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검찰이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위였던 서모씨의 특혜 채용 의혹을 조사하면서 압수수색영장에 문 전 대통령을 뇌물수수 피의자로 적시했다는 사실을 의식한 듯 “최근 정치 보복이라고 볼 수 있는 과도한 조치가 많아졌다. 결코 정치 실패를 덮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금투세에 대해서는 폐지 대신 유예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금투세는 세금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대한민국 주식시장이 비정상이라 금투세를 적용하면 시장에 더 큰 문제가 생기니 조정하자는 얘기가 아닌가 싶다”면서 “주식시장 정상화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주주보호를 위한 상법 개정, 주주충실의무 확대 등 소액주주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 밖에도 △탄소국경세 △미래 산업 대비를 위한 재생에너지 확충 △반도체·미래과학기술 투자 확대 △의료대란 문제 해결 등도 꺼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