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패키징 시장이 고성능 컴퓨팅(HPC)과 생성형 인공지능(AI) 주도로 5년 내 100조원에 육박하는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28일 시장조사업체 욜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반도체 첨단 패키징 시장 규모는 지난해 392억 달러(52조원)에서 2029년 695억 달러(약 92조원)로 77.3% 증가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11% 수준이다.
욜은 지난해 반도체 산업 침체로 첨단 패키징 시장 업황도 좋지 않았으나 올해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했다. 업체들의 첨단 패키징 시설투자(Capex) 규모는 지난해 99억 달러(약 13조원)로 전년 대비 21% 줄었지만, 올해는 지난해보다 20%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올해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6.6% 증가한 463억 달러(약 62조원)로 예측했다. 욜 측은 “아직 첨단 패키징 수요가 약세이고 고객들이 재고를 소화하는 중이지만 올해는 회복의 해”라며 “하반기부터 수요는 더 강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술적으로는 플립칩(FC), 2.5D/3D 패키지, 시스템인패키지(SiP)가 비중을 늘려 2029년 9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주류 패키징 플랫폼이 될 것으로 봤다. 인텔 'EMIB'와 같은 임베디드 다이(ED) 패키징 방식도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점쳐졌다.
욜은 지난해 첨단 패키징이 전체 반도체 패키징 시장의 약 44%를 차지했다면서 HPC, 생성형 AI, 자동차 등에서의 수요 증가로 점유율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후공정 업체 간 경계가 사라지는 것은 물론, 전공정 업체들이 후공정 사업으로 진출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TSMC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이라는 본업을 넘어 첨단 패키징 사업을 영위하던 것을 경쟁사인 삼성전자, 인텔이 모방해 투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지역적으로는 인도가 반도체 제조뿐 아니라 패키징·테스트 시설에 대한 상당한 투자를 유치해 새로운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고, 말레이시아도 중국 공장을 이전하려는 기업들의 주요 선택지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건비가 낮은 베트남 역시 후공정 투자가 증가하는 국가 중 하나로 꼽았다.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