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이탈에 간호사 파업까지…의료공백 심화 우려

전공의 이탈에 이어 간호사까지 파업을 예고하면서 의료공백 우려가 심화된다.

25일 의료계에 따르면 간호사, 의료기사 등이 속한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은 이달 19∼23일 61개 병원 사업장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한 결과 찬성률 91%로 총파업을 가결했다.

앞서 보건의료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와 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조정신청서를 제출해 현재 조정절차를 진행 중이다. 조정에 실패하면 투표 결과에 따라 오는 29일 오전 7시부터 동시 파업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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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대전충남지역본부가 대전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전시는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을 책임 있게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쟁의행위 투표에 참여해 파업을 예고한 61개 병원은 국립중앙의료원, 한국원자력의학원, 경기도의료원 등 공공병원 31곳과 강동경희대병원, 고려대의료원, 한양대의료원 등 민간병원 30곳이다. '빅5'로 불리는 수도권 대형병원 노조는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다.

현재 보건의료노조의 요구사항은 △조속한 진료 정상화 △불법의료 근절과 업무 범위 명확화 △주4일제 시범사업 실시 △간접고용 문제 해결 △총액 대비 6.4%의 임금 인상 등이다.

각 병원은 파업이 예고된 오는 29일 전까지 지속해서 노조와의 합의를 시도할 예정이다. 하지만 전공의들의 집단이탈 후 경영 사정이 좋지 않은 터라 이들의 요구를 온전히 수용하기는 쉽지 않다.

서울 시내 한 병원 관계자는 “파업이 단행된다면 실제 얼마나 많은 인력이 참여하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며 “필수 유지업무 인력을 남기더라도 파업이 장기화하면 가뜩이나 인력난에 시달리는 현장은 더 힘겨워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보건의료노조는 간호사를 중심으로 의료기사, 요양보호사 등 보건의료 노동자들이 가입한 산별노조다. 2021년 이후 매년 노동쟁의조정 신청을 했고, 지난해는 19년 만에 총파업을 단행했다.

지난해의 경우 147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노동쟁의조정신청을 했고 140개 사업장에서 4만5천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파업을 이틀 동안 벌였다. 당시에도 응급실, 수술실, 중환자실, 분만실, 신생아실 등 환자 생명과 직결된 업무 인력은 현장을 지켰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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