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상용화 위해 양산·출하 속도
차세대 HBM4 활용 방안도 검토
삼성전자가 평택4공장(P4)에 6세대 D램 생산라인을 구축한다. 6세대 D램은 '1c'로 불리는 10나노미터(㎚) 초반대인 차세대 D램이다. 최근 P4 낸드플래시에 이은 D램 라인 투자까지 확정한 것으로, 급증하는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삼성전자의 증설이 시작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P4에 D램 공정 장비 반입을 준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내년 6월 가동을 목표로 본격적인 라인 구축에 착수했다.
이 곳에서는 6세대 1c D램이 생산될 예정이다. D램은 회로 선폭을 줄이면서 세대를 나누는 데, 반도체 업계에서는 '1a→1b→1c'로 칭하고 있다.
과거에는 20㎚, 18㎚ 식으로 구체적인 회로 선폭에 따라 구분했지만 10㎚ 초중반대로 진입하며 미세화가 어렵게 되면서 이같이 세분화했다.
1c D램은 세계 반도체 업계에서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제품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현재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연말부터 1c D램 생산을 시작할 계획인 데, 차세대 D램을 본격적으로 양산·출하하기 위한 행보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2년 P4를 착공하고 올해 가동을 계획했다. 그러나 P4 건물과 전력·수도 등 인프라를 완성하고도 생산라인을 구축하지 않았다. 반도체 경기 침체 때문으로, 있는 설비도 줄이는 감산 전략을 폈다.
그러다 작년 하반기 들어 반도체 경기가 다시 살아나면서 삼성전자는 올 중순부터 증설 및 투자 기조로 돌아섰다. 삼성전자는 비어 있던 P4에 낸드플래시 설비를 들이기 시작했으며, 여기에 이번 1c D램까지 이번에 투자를 확정한 것이다. 〈본지 7월17일자 1면 참조〉
이 사안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P4 공장에 낸드와 D램 공정을 위한 장비를 순차적으로 설치하기로 했다”며 “내년 양산을 개시하면 첨단 메모리 생산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조사업체 트렌트포스에 따르면 올해 평균 D램 가격은 5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P4가 가동되는 2025년은 35% 성장이 예상된다. D램 수요를 견인하는 서버 시장의 회복에 성장세가 기대되고 있다.
아울러 HBM도 겨냥했다. 삼성전자는 내년 하반기 출하를 목표로 둔 HBM4(6세대)에 1c D램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P4가 차세대 HBM 생산을 위한 전진기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P4는 삼성 메모리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낸드 경우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라 대표 저장매체인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중심으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현재 주요 낸드 생산 공장이 사실상 전면 가동(풀 가동) 체제로 전환될 정도다. 추가 생산 능력이 필요한 상황인데, 이를 P4를 통해 소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