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페이코가 티몬·위메프 유동성 사태 이후 중단했던 문화상품권 충전 서비스를 재개했다. 다만 한도를 기존 대비 최대 40분의 1로 축소하는 등 최근 유동성 리스크를 고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업계에 따르면 NHN페이코는 지난 5일부터 문화상품권을 통한 페이코포인트 충전 서비스를 재개했다. 충전 시 충전수단 발행자가 부과하는 8% 수수료가 부과된다.
앞서 지난 2일부터 '컬쳐랜드 상품권' 충전 서비스를 재개했고, 현재 여전히 해피머니 상품권과 북앤라이프 도서문화상품권은 충전을 허용하지 않는다.
현재 해피머니는 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는 아웃백, KFC, 빕스 등 외식브랜드와 넥슨, 엔씨소프트 등 게임업계 가맹점이 사용 중단하면서 사실상 결제에 쓸 수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환불조차 여의치 않아 부도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해피머니 측은 “티몬 등 큐텐 계열로부터 미정산 금액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이와 별개로 고객 불안과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진위 확인 후 예치금으로 환불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북앤라이프 역시 '서비스 임시점검' 공지를 띄우고 문화상품권과 캐시 사용을 제한 중이다. 회사 측은 '북앤라이프가 아니라 사용처의 이슈로 인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반면 컬처랜드 경우에는 전자금융업 등록업체로 관리되고 있어 상품권·선불충전금을 보증보험 100% 한도로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NHN페이코는 이번 서비스 재개에서 상품권 충전 한도를 회당 한도(100만포인트), 일 한도(100만포인트), 월 한도(400만포인트)를 모두 10만포인트로 대폭 축소했다.
NHN페이코가 상품권 충전 서비스를 중단한 것은 지난 7월 23일 티메프 유동성 사태가 불거지면서다. 티몬과 위메프는 문화상품권과 자체발행 포인트(티몬캐시) 등을 10% 수준 대폭 할인하며 대규모로 팔아치웠는데, 이들 중 상당수는 NHN페이코 포인트로 전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NHN페이코가 일정 수수료를 받고 포인트를 현금화하는 서비스를 제공해왔기 때문이다. 고객들은 신용카드 실적 충족 등을 위해 수백만원어치 사들인 할인 상품권을, NHN페이코 포인트로 전환한 후 본인 계좌로 출금하는 '캐시아웃' 용도로 활용해 왔다.
이와 더불어 NHN페이코는 지난 7월 티몬캐시 월 전환한도를 기존 100만포인트에서 200만포인트로 상향하며 포인트 전환을 적극 유도했다. 당시 전환된 포인트 상당수는 아직 티몬 등으로부터 정산받지 못한 상황이다.
반면 네이버페이 등은 올해 5월 말부터 해피머니 교환한도를 월 200만원에서 20만원으로 10분의 1수준으로 줄이면서 피해규모를 상당히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페이의 경우 미리 교환한도를 축소, 상품권 판매 물량이 많았던 6월과 7월 유동성 문제로부터 비교적 타격이 덜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